국립해양생물자원관 백경화 천연물자원실장
요즘 TV 광고를 보다 보면 다양한 건강보조식품, 건강기능성식품에 대한 광고가 물밀듯이 쏟아진다. 코로나 팬데믹과 고령화 시대를 겪음에 따라 면역력 강화, 건강 개선 등 건강에 대한 관심은 제품 구매로 연결되고 있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의 2021년 건강기능식품 판매 현황 통계조사에 따르면, 건강기능식품 고시형 품목 중에는 홍삼제품이 전체의 52%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 뒤를 이어 프로바이오틱스, 비타민 및 무기질, EPA 및 DHA 함유 유지 순으로 나타났다.
현재까지 알려진 해양생물 유래 고시형 건강기능식품 원료로는 NAG(N-아세틸글루코사민), 글루코사민, 뮤코다당, EPA 및 DHA 함유 유지, 키틴, 키토산, 분말 한천 등이 있다. 이러한 원료들은 식약처의 식품안전나라에 공지된 건강기능식품의 생리 활성 기능 중 골 관절 개선, 혈중 중성지질 개선, 혈행 개선, 기억력 개선, 눈 건강 개선 등에 사용될 수 있으며, 체지방 감소 등에도 사용될 수 있다. 또한, 해양생물 유래 개별 인정형 원료는 12건으로 수면질 개선에 감태추출물이, 간 건강에 곰피 추출물이, 혈행 개선에 정제 오징어 유(油)가, 연어 이리 추출물과 초록입홍합 추출오일이 관절 건강, 어류 콜라겐 펩타이드가 피부 보습 및 혈압 개선에 사용되고 있다. 또한 미역 등 복합추출물(잔티젠)이 수면 및 체지방 감소 도움 제품으로 출시되고 있다. 이외에도 다양한 해양생물로부터 피부보습, 호흡기 질환 개선 등의 기능성식품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비록 아직까지 건강기능성 원료로 등록된 건수는 육상 소재에 비해 적지만, 연구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므로 향후 그 수는 크게 증가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해양생물자원은 극한 환경(심해, 고온, 고압, 저광, 고염 등)에 최적화된 라이프 사이클에 따른 형태적·생리적 기능을 보유하고 있어 바이오산업 분야의 신소재로써 높은 상용화 가능성을 보유하고 있다. 단, 아직까지 33만 종에 달하는 해양생물 중 1% 정도가 바이오 소재로 활용되고 있는 등 미개척 분야로써, 미래 성장잠재력이 매우 높은 대표적 블루오션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육상생물이 건강 기능성 식품으로 개발되는 빈도에 비하면 해양 유래 생물을 활용한 건강 기능성 식품 개발은 더딘 편이다. 해양생물자원은 일반적으로 원물→원료화 →소재화 등의 단계를 거쳐 식품, 화장품, 의약품 등에 활용되는데, 해양생물의 우수한 효능을 알고 있는 기업들이라 하더라도, 해양생물 유래 원료가 일정하게 공급되지 못하는 점을 우선적인 애로사항으로 꼽고 있다. 그렇다 보니 건조 혹은 분쇄된 형태로 원료를 수입해 제품 생산에 이르고 있다. 또한 섭식(攝食)의 역사가 없는 소재는 신규원료 등록까지 오랜 시간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 해양수산부는 국가연구개발사업으로 해양바이오 전략 소재 개발 및 상용화 지원 사업, 수산물 식품산업 기술개발 사업, 수산 식품산업 맞춤형 기술개발 사업, 해양바이오산업소재 국산화 기술개발, 해양수산부산물 바이오 소재화 기술개발 등 해양수산생명자원을 활용한 건강 기능성 소재 개발을 기업 참여형으로 지원하고 있다. 또한 연구에 소요되는 시간을 단축시키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해양바이오뱅크를 운영하고 있으며, 해양생물자원이 지닌 항염, 항암, 항바이러스, 항균, 항산화 효능정보와 함께 소재를 무료로 분양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미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여 노인성 질환 및 건강에 대한 관심이 급격하게 증가했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민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과 건강 유지에 대한 노력이 매우 증가해, 건강 기능성 식품 시장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다양한 신규 생리활성물질을 보유하고 있는 해양생물자원을 활용한 건강기능식품 개발이 필연적으로 요구된다. 그간의 유용한 연구결과가 산업화로 연계될 수 있도록 국가차원의 지원과 기업의 적극적 참여를 위한 제도적 개선 등이 뒷받침될 때 해양생물 유래 건강기능성식품 개발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