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의 총파업 첫날 산업계 전반에서 물류 대란이 현실화하고 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소속 화물연대는 24일 0시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올해로 만료되는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와 안전운임에 대한 전차종 및 품목 확대, 운임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도입 당시 시장 혼란의 우려가 제기돼 수출입 컨테이너와 시멘트 품목에 한해 3년 일몰제(2020~2022년)를 시행하도록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이 개정됐고, 이 제도는 지난 2020년 1월 시행돼 올해 12월로 종료된다.
이날 국토부는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에 조합원 2만2000명 중 9600명이 출정식에 참여했다고 전했다. 반면 화물연대는 조합원수 2만5000명이 파업에 동참하고 1만1000명이 출정식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국토부와 화물연대 간 파업 인원에 대한 집계에 다소 차이를 보였다.
정부는 화물연대의 파업을 ‘집단운송거부’라는 표현을 쓴다. 이는 소속 조합원들이 자영업자이기 때문에 노동조합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날 일부 출정식 현장에서는 경찰과 조합원간 마찰을 빚기도 했다.
이날 출정식에서 조합원들이 화물차 화물칸에 탑승해 입장하는 과정에서 경찰이 짐칸에 사람을 태웠다며 범칙금을 부과한 것이 화근이 됐다.
이를 조합원들이 경찰을 에워싸며 항의했고, 경찰도 집회현장으로 돌아가라 도로 점거는 불법이라며 강경대응으로 맞섰다. 이에 따라 수십명의 경찰이 투입돼 조합원과 교통경찰을 분리하기도 했다.
화물연대가 파업을 시작하면서 전국 곳곳에서 물류대란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일부 업종에서는 파업 장기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완성차와 타이어 업계는 긴장하고 있다.
기아 광주공장은 이번 화물연대 파업에 대비해 탁송 아르바이트생 800명을 일급 15만원에 모집 중이다.
한국타이어도 이번 파업에 대비해 비노조원 차량을 모집한 상태다. 다만 이들 비노조원들이 파업에 참여한 조합원들의 눈치를 살피느라 업무에 소극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시멘트 업계도 제품 출하에 차질이 가시화하고 있다.
이날 한일시멘트 단양공장에서는 제품 출하를 위해 공장으로 진입하려는 BCT(벌크 시멘트 트레일러) 차량들을 노조원들이 제지하면서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에 따라 충북 제천·단양시멘트 업체들은 노조원들과 충돌을 막기 위해 출하를 임시로 중단한 상태다.
정유업계도 비상이다. 화물연대가 조합원들에게 “주유소 기름을 동내라”는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지면서 SK에너지와 GS 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이날 화물연대 본부는 전국지부에 유조차(오일 탱크로리) 운행 전면 중단과 함께 모든 파업 차량에 기름을 채우라는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선 주유소들은 통상 2주~1개월의 유류재고를 보유하고 있어 당장의 부족사태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유업계는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주유소 기름 수급에 차질이 없도록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박진홍 국토부 물류산업과장은 “화물연대가 집단운송거부를 시작하면서 현재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면서 “화물연대와 대화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