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메르디앙&목시 서울 명동’ 25일 오픈
명동 한복판 메리어트 ‘듀얼 호텔’ 첫선
르메르디앙 200실 운영… 1박 최고 1100만 원
‘클럽 분위기’ 목시 205실… 이층침대 갖춰
“‘국내 유일’ 친구랑 놀러갈 수 있는 호텔”
글로벌 호텔 체인 메리어트인터내셔널이 24일 두 브랜드를 합친 신개념 호텔을 서울 명동에서 선보였다. 이날 ‘르메르디앙&목시 서울 명동(Le Méridien Seoul Myeongdong & Moxy Seoul Myeongdong)’ 론칭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오는 25일부터 문을 열고 본격적으로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르메르디앙&목시 서울 명동 호텔은 명동거리 가장자리 주한중국대사관 바로 앞에 위치했다. 15층 규모 복합건물 내에 2개 호텔이 갖춰졌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을 기준으로 대로 건너편 조금 안쪽에 있다. 과거 KT 전화국 부지가 있던 자리라고 한다. 실제로 KT가 호텔을 소유한다.
르메르디앙&목시 서울 명동 측은 “명동 한복판에 조성된 호텔로 특유의 거리문화와 쇼핑, 다양한 먹거리를 즐길 수 있고 명동성당과 남산타워, 청계천, 남대문시장, 창덕궁, 덕수궁 등 서울 주요 명소와 가까운 입지를 갖췄다”며 “인천국제공항까지 차로 70분 거리에 있어 서울 관광 수요를 흡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주변 거리는 다소 비좁게 느껴진다. 골목길 한 가운데에 커다란 호텔 새 건물이 들어선 모습이다.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이 많아 차를 가져가면 주의해야 한다. 건물 규모에 비해 간판이 작아 대충 보면 이 건물이 호텔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호텔 정문은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오픈에 맞춰 공개 예정이라고 한다. 주차장은 지하에 마련됐다. 발렛 파킹존이 반지하 공간처럼 있다. 공간이 넓지 않아 한꺼번에 많은 차를 수용할 경우 주차장 입구가 막힐 수 있다. 주차장 입구는 경사가 있어 지상고가 낮은 차는 진입이 어려울 수 있다. 일반 세단 승용차도 천천히 진입할 것을 권장한다. 주차장은 100대 규모라고 한다. 객실(총 405실)에 비해 작지만 바로 옆 중앙우체국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중앙우체국과 협약을 맺었다고 한다.
호텔은 정식 오픈을 하루 앞두고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다. 각종 상자와 자재들이 아직 정리되지 않은 상태다. 작은 현관문과 이어지는 지하 1층에는 편의점이 입점했다. 편의점도 호텔 오픈 일정에 맞춰 운영을 준비 중인 모습이다. 다른 매장 공간도 있는데 아직 입점이 완료되지 않았다. 해를 넘겨 입점이 완료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한다.
르메르디앙&목시 서울 명동 호텔의 가장 큰 특징은 전례가 없던 ‘듀얼 호텔’ 체계다. 한 건물에 르메르디앙과 목시 등 타깃 고객층과 성격이 완전히 다른 2개 호텔이 공존한다. 엘리베이터와 로비 등 공통공간은 성격이 다른 두 브랜드의 만남을 독창적인 인테리어로 풀어냈다. 그리스·로마신화 속 ‘야누스의 두 얼굴’을 연상시킨다. 두 호텔 모두 메리어트가 보유한 브랜드다. 르메르디앙은 유럽 스타일을 강조한 고급 호텔로 운영된다. 목시는 메리어트인터내셔널 최신 호텔 브랜드다. 젊고 스타일리시한 감각을 강조한다. 핑크 컬러와 화려한 네온사인을 주요 테마로 한다. 국내에서는 목시 인사동에 이어 두 번째로 선보인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성장세가 가장 두드러진다고 한다.
호텔 론칭에 앞서 이례적으로 팝업스토어를 운영하기도 했다. 팝업스토어는 최근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서울 성수동에 마련했다. 두 호텔 테마 컬러와 성격을 보여주는 2개의 공간을 운영해 듀얼 호텔 감성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약 10일간 운영한 팝업스토어에는 소비자 2300여명이 방문했다고 한다.
남기덕 메리어트인터내셔널 한국·필리핀 총괄 대표는 “즐거움이 더해진 프리미엄 경험을 추구하는 한국 고객들에게 르메르디앙&목시 듀얼 브랜드 호텔을 처음 선보인다”며 “때마침 침체됐던 한국 내 관광·여행시장이 활력을 되찾고 있고 여건이 나아지고 있어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 도심 라이프스타일 호텔의 정석 ‘르메르디앙 서울 명동’
듀얼 호텔 한 축을 담당하는 ‘르메르디앙 서울 명동’은 9층부터 최고층인 15층까지 7개 층을 사용한다. 스위트룸(4종) 8개를 포함해 총 200개 객실로 구성됐다. 최고층에는 메리어트 멤버십(본보이) 엘리트 회원과 스위트룸 및 클럽룸 투숙객 전용 클럽라운지와 루프탑 등이 있다. 이밖에 부대시설로 실내 수영장과 피트니스센터, ‘라팔레트 파리’ 레스토랑, ‘르미에르’ 로비라운지&바, ‘르물랑’ 델리 등이 갖춰졌다.
로비는 ‘목시 서울 명동’과 공유하는 4층에 있다. 공항 체크인 카운터를 연상시키는 리셉션 데스크와 비행기를 모티브로 한 벽 장식품이 눈길을 끈다. 여행과 유럽스타일 장식에서 영감을 받은 인테리어라고 소개했다. 천장 모바일 펜던트 조명은 빛의 도시 파리와 ‘밝은 도시’ 명동을 동시에 상징한다고 한다. 리셉션 데스크 옆에는 로비라운지&바인 르미에르가 있다. 전통적인 호텔 로비를 우아하고 편안한 휴식 공간으로 구현했다. 낮에는 수상 경력이 있는 바리스타가 상주해 일리(illy) 스페셜티 커피와 시그니처 애프터눈 티를 내려준다. 밤에는 칵테일과 엄선된 와인, 싱글몰트 위스키 등을 즐길 수 있다.
로비라운지를 지나 안쪽으로 들어가면 라팔레트 파리 레스토랑이 있다. ‘마켓테리안(Marketerian)’ 콘셉트가 적용돼 신선한 식재료와 독창적으로 재해석된 유러피안 요리를 제공한다. 메뉴는 단품요리와 코스메뉴 등으로 구성된다.
르메르디앙 서울 명동 객실은 화려함보다는 편안한 분위기에 중점을 뒀다. 그레이톤 카펫과 커튼, 아이보리 컬러 의자를 배치하면서 블루 컬러 소파와 오렌지색 의자로 포인트를 줬다. 모든 객실에는 인공지능(AI) 스피커 기가지니가 배치됐다. 온도 조절이나 룸서비스 등을 음성이나 터치 조작으로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최상위 객실인 르메르디앙스위트룸은 넓은 공간과 시티뷰 전망을 갖췄다. 소파에 앉아 TV를 시청하거나 업무를 볼 수 있는 공간이 함께 있고 침실공간이 별도로 마련됐다. 넉넉한 수납공간도 갖췄다. 욕실은 넓고 화려한 인테리어가 특징이다. 거실공간과 마찬가지로 욕실에서도 도시 전망을 즐길 수 있다. 전반적으로 모든 객실의 욕실 인테리어에 많은 공을 들였다. 호텔 관계자는 최근 욕실을 다양하게 활용하는 고객 니즈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1개 객실만 있는 르메르디앙스위트는 정상가 기준 하루 요금이 약 1100만 원 수준이라고 한다. 요금은 시즌과 요일, 객실 점유율 등에 따라 변동된다. 기본객실의 경우 평일 기준 30만 원대 수준으로 보면 된다. 객실은 르메르디앙스위트 1실, 르살롱스위트 1실, 이그제큐티브스위트킹 1실, 스위트킹 5실, 디럭스클럽킹 5실, 클럽더블더블 12실, 클럽킹 34실, 디럭스더블더블 48실, 디럭스킹 93실 등 총 200실로 구성됐다. 최상층 전용 클럽라운지에서는 무료 조식과 스낵바, 칵테일 등이 제공되고 도시 야경을 즐길 수 있는 독립된 패밀리존이 마련됐다. 고급 객실인 이그제큐티브 층 투숙객만 이용할 수 있다.
또한 비즈니스 등 각종 행사용 공간으로 최대 120명 수용이 가능한 미드센추리룸을 운영하며 통유리창으로 이뤄진 온수풀 실내수영장도 있다. 실내수영장에는 비치체어와 킹사이즈 고급 썬베드가 배치됐다. 트레이너가 상주하는 피트니스센터도 운영한다.
○ 바(Bar)에서 체크인하는 ‘목시 서울 명동’… “친구랑 놀러가는 호텔”
르메르디앙과 분위기가 전혀 다른 목시 서울 명동은 ‘플레이 온(Play On)’ 콘셉트에 맞춰 재미와 즐거움을 강조하는 호텔로 운영된다. 객실은 5층부터 8층까지다. 르메르디앙보다 젊은 감각을 표현한 요소들이 다채롭고 그만큼 가격도 저렴한 수준이다. 전통적인 호텔로 볼 수 있는 르메르디앙보다 목시 호텔이 흥미롭게 느껴진다. 호텔 프로그램도 독특하다.
투숙객은 4층에 마련된 ‘바 목시(Bar Moxy)’에서 체크인을 해야 한다. 체크인과 동시에 ‘갓 목시(Got Moxy)’ 칵테일이 무료로 제공된다고 한다. 바 목시는 로비에 위치해 투숙객이 식사를 하거나 친목을 다지는 공간으로 운영된다. 또한 ‘24/7 그랩앤고’ 셀프 서비스를 이용해 원하는 시간에 스낵이나 음료, 술 등 원하는 식음료를 가져갈 수 있다. 바에는 칵테일이 메인으로 제공되는 리퀴드디너(liquid dinner) 메뉴와 다이닝 메뉴가 준비된다.
로비에서 느낀 감각은 객실로도 이어진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 화려한 핑크빛 네온사인이 시선을 끈다. 어두운 복도 공간은 클럽 분위기를 연상시킨다. 객실은 공간감을 극대화하면서 고객이 필요에 따라 객실 용품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모든 객실에 간이 의자와 각종 도구가 걸린 옷걸이벽이 있다. 가방이나 외투, 모자 등을 걸어둘 수 있다. 타일로 꾸며진 욕실은 스타일리시하다. 샤워기와 드라이기, 거울 테두리, 손잡이 등을 블랙 컬러로 만들어 독특한 욕실 분위기를 구현한다. 목시 서울 명동 측은 일하고 놀기에 완벽한 객실을 구현했다고 강조했다.
침대 종류도 개성적이다. 연인보다 친구와 투숙하기 적합한 이층침대가 있는 객실을 운영한다. 투숙객이 필요에 따라 유연하게 객실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동성친구와 놀러갈 수 있는 국내 유일 호텔인 셈이다. 싱글로프트와 쿼드벙크룸은 친구와 함께하는 투숙객을 위해 이층침대를 제공하고 파티를 원하는 투숙객을 위해 식사공간과 바, 테이블 축구게임 등이 갖춰진 목시스위트룸도 있다. 인테리어는 레드 컬러 카펫과 의자, 팝아트 액자 등을 활용해 젊은 감각을 강조했다. 오감을 자극하는 호텔 경험을 위해 모든 객실에서는 목시 전용 향이 난다.
최상위 객실인 목시 스위트룸 하루 요금은 500만 원대다. 목시스위트를 비롯해 쿼드 벙크(55만 원대), 싱글로프트(40만 원대), 퀸(35만 원대) 등 총 200개 객실을 운영한다. 부대시설로는 바 목시를 비롯해 업무를 위한 라이브러리&플러그인존, 라운지존, 무료 세탁실과 다림질실 등이 있다.
목시 서울 명동 관계자는 “목시는 일상탈출을 원하는 소비자를 비롯해 숙박보다 놀이, 낮보다 밤, 밥보다 술을 선호하는 고객에게 최적화된 공간을 구현한다”고 전했다.
이중호 르메르디앙&목시 서울 명동 총지배인은 “사업 측면에서 호텔은 1개 브랜드로 운영하는 것이 효율적이지만 코로나19를 극복한 여행객들에게 보다 창의적이고 세련된 투숙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듀얼 호텔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며 “지향점이 다른 두 호텔 브랜드의 완전히 다른 경험이 그동안 닫혔던 서울 명동의 문을 여는데 활력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