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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디트스위스 고객들, 43일간 117조원 뺐다

입력 | 2022-11-25 03:00:00

‘제2 리먼’ 우려 커지며 인출 사태
일부 지점 유동성 요건 충족 못해




2008년 금융 위기를 촉발한 ‘제2의 리먼브러더스 사태’ 재연 우려를 낳고 있는 160년 역사의 스위스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에서 고객들이 43일간 이 은행 전체 수신액 6%인 약 117조 원을 인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현지 시간) 올 9월 30일부터 이달 11일까지 크레디트스위스에서 고객 예금 883억 달러(약 117조3000억 원)가 빠져나갔다고 보도했다. 크레디트스위스 전체 수신액은 약 1조4700억 달러다. 43일간 인출액의 76%인 667억 달러(약 88조6000억 원)는 핵심 사업인 ‘슈퍼리치’ 자산운용에서 빠져나갔다고 WSJ는 전했다. 예금이 순식간에 뭉텅이로 빠져나가자 크레디트스위스 일부 해외 지점은 해당국 감독기관이 정한 유동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한국계 투자자 빌 황의 아케고스캐피털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 사태로 50억 달러(약 6조6000억 원) 이상 손실을 보며 위기가 닥친 크레디트스위스는 지난해 4분기부터 올 3분기까지 4개 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주가도 올 들어 약 59% 하락하면서 최근 도산 위기설까지 나왔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위기설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23일 주주들에게서 약 40억 달러(약 5조3000억 원) 상당의 신주(新株) 발행을 승인 받았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