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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손흥민’…3개월 쉬어야 된다는 선수가 펄펄 날았다

입력 | 2022-11-25 00:14:00

손흥민이 24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 대한민국과 우루과이의 경기에서 손뼉을 치며 선수들을 다독이고 있다. 2022.11.24/뉴스1


한국 축구대표팀의 주장 손흥민(토트넘)이 안와골절 부상을 안고도 마스크를 착용한 채 월드컵에 뛰었다. 그리곤 투혼을 발휘, 뭉클한 풀타임을 소화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4일 오후 10시(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루과이와의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H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0-0으로 비겼다.

이날 손흥민은 검은 마스크를 쓰고 선발로 출격했다. 출전 자체만으로도 기적이었다.

그는 월드컵이 코앞이었던 지난 10월 토트넘 경기 도중 상대 수비수와 얼굴을 강하게 충돌, 안와골절 부상을 당했다.

이후 수술대에 올라 치료를 마쳤지만, 여전히 그라운드에 서기엔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의학 전문가들은 최소 3개월은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권장했을 만큼 심각한 부상이었다.

손흥민이 24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 대한민국과 우루과이의 경기에서 카세레스의 거친 태클에 쓰러진 뒤 벗겨진 축구화를 다시 신고 있다. 2022.11.24/뉴스1

하지만 손흥민은 포기하지 않았다. 안면 보호를 위한 마스크를 착용, 투지를 불살랐고 대표팀에 합류 후에도 계속 몸을 끌어올렸다.

“1%의 가능성만 있어도 앞만 보고 뛰겠다”던 손흥민은 헤딩을 제외한 모든 상황에 대응할 수 있을 만큼 컨디션을 갖췄다.

많이 나아지긴 했다지만 경기를 뛰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 여전히 통증이 사라지지 않은 상태인 데다 마스크를 착용해 시야가 제한됐다. 무엇보다 다시 충돌할 경우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심리적으로도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손흥민은 대한축구협회(KFA) 관계자에게 “아직 누가 근처에 오면 두렵기는 하다. 그래서 공항을 통해 입국할 때도 저절로 고개를 숙이게 되더라”고 고백했던 바 있다.

24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 대한민국과 우루과이의 경기에서 손흥민이 드리블 돌파를 하고 있다. 2022.11.24/뉴스1

하지만 다시 그라운드에 나선 손흥민은 두려움이 없었다. 정확하게 말하면 두려움을 잊었다.

직 헤딩을 하지는 못했지만, 그 이외의 장면에선 격렬한 몸싸움도 밀리지 않는 등 자신이 맡은 일을 충실하게 해냈다.

전반 26분 역습 상황에서 빠른 질주로 가장 먼저 공을 잡았고 이후 수비수 2명을 가볍게 제친 뒤 슈팅까지 날렸다.

후반 12분에도 상대 수비수 2명 사이에서 돌파하며 공격을 이끌었다. 후반 44분에는 건재한 슈팅 능력으로 페널티 박스 밖에서 득점이 될 뻔한 슈팅을 날리기도 했다.

손흥민이 경기 내내 스프린트를 바탕으로 전방에서 부지런히 움직이자, 우루과이 선수들은 2명이 합동 견제를 하거나 반칙으로 끝는 등 고전해야만 했다.

결과적으로 손흥민은 골을 터뜨리지 못했다. 하지만 절망적이었던 부상을 이겨내고 기어이 월드컵에서 나선 자체만으로도 찬사가 아깝지 않은 투혼이다.

(알라이얀(카타르)=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