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 임원과 외화 밀반출 공모 2019년 500만달러 北 전달 혐의 법원 “도주우려 적다” 구속영장 기각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검찰청의 모습. 2022.6.28 뉴스1
쌍방울그룹의 대북 송금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2019년 대북 송금 과정에 관여했던 쌍방울 중국 현지법인 직원을 한국으로 불러 조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24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영남)는 17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중국 훈춘 쌍방울 공장에서 근무했던 직원 A 씨를 외환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체포해 조사했다. A 씨는 쌍방울 내에서 중국통으로 분류된다고 한다.
A 씨는 2019년 1∼11월 약 500만 달러(약 67억5000만 원)로 추정되는 쌍방울 외화 밀반출 과정에 방모 쌍방울 부회장(수감 중)과 공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쌍방울 임직원들은 2019년 1월 책과 화장품 케이스 등에 수천만∼수억 원 상당의 달러화를 숨겨 출국한 뒤 중국 선양국제공항에서 기다리던 방 부회장에게 건네고 돌아오는 방식으로 약 150만 달러(약 20억3000만 원)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검찰은 2019년 11월에도 약 300만 달러(약 41억 원)의 대규모 외화 밀반출이 같은 방식으로 이뤄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당초 A 씨는 검찰 조사에서 2019년 11월 약 300만 달러를 송금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조사 과정에서 변호인 면담 이후 태도를 바꿔 기존 진술을 부인했다고 한다.
검찰은 A 씨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취하고, 외환거래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러나 수원지법은 19일 A 씨에 대해 ‘도주 우려가 적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검찰은 경기도 및 쌍방울과 깊은 관계를 유지해 온 아태평화교류협회(아태협)가 2018∼2019년 50만 달러(약 6억8000만 원)를 북한 고위급인 김영철 전 통일전선부장 등에게 건넨 과정에서도 쌍방울의 자금이 활용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아태협 안부수 회장을 구속해 수사 중이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