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CUP Qatar2022] 獨 꺾은 날 日열도 흥분의 도가니 ‘도하의 기적’ SNS 화제 검색어로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 일본 국가대표팀이 23일(현지 시간) 독일을 상대로 2-1 역전승을 거두자 시민들이 일본 도쿄 번화가 시부야 스크램블 교차로에 모여 ‘일본!’을 외치며 환호하고 있다. 도쿄=AP 뉴시스
23일(현지 시간)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 독일에 0-1로 뒤진 채 후반전을 시작한 일본 축구대표팀이 동점골을 넣는 순간 일본 도쿄의 주택가에선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이어 역전골이 터졌고, 결국 경기 종료 휘슬이 올리며 2-1로 승리하자 수많은 인파가 도쿄 번화가 시부야 등의 밤거리로 뛰쳐나와 ‘일본!’을 외치며 기뻐했다. 시민들은 횡단보도 신호등이 초록색일 땐 교차로 한가운데로 뛰쳐나갔다가 빨간색으로 바뀌면 다시 통제선 안으로 들어가는 등 흥분 속에서도 질서를 지켰다.
일본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경기 당일 밤 일본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응원단과 시민들은 도쿄 JR시부야역 광장, 주점, 식당, 도쿄돔시티 등에 모여 열띤 응원전을 벌였다. 일본 NHK에 따르면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고 일본 선수들이 감격하는 순간 경기 중계방송은 최고 시청률 40.6%를 기록했다. 24일 일본 주요 일간지는 일제히 1면 머리기사로 독일전 승리 소식을 전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도 “멋진 승리”라며 축하했다.
트위터에서는 ‘도하의 환희’, ‘도하의 기적’이 화제의 검색어로 올랐다. 1993년 10월 28일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열린 미국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일본은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당시 대표 선수였던 모리야스 하지메가 현 일본 대표팀 감독이다. 시민들은 “‘도하의 비극’ 29년 만에 모리야스가 ‘도하의 기적’을 일으켰다”며 기뻐했다. 사우디아라비아처럼 ‘일본도 공휴일을 선포해야 한다(#祝日のはず)’는 해시태그가 트위터에 잇따랐다.
반면 독일 수도 베를린의 술집과 식당에서 중계를 지켜보던 독일 시민들이 괴로운 듯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거나 망연자실해하는 사진들이 소셜미디어에 줄줄이 올라왔다. 독일 스포츠지 슈포르트빌트는 ‘독일 대표팀, 대실패의 시작’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으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