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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금리 차 더 벌어진다…자본유출 가능성 커질 수도

입력 | 2022-11-25 08:39:00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3.25%로 올리면서 미국과의 기준금리 격차가 다시 0.75%포인트로 좁혀졌다. 하지만 미 연준이 다음달 13~14일(현지시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빅스텝’을 밟을 것이 유력시돼 한국과의 금리 역전폭은 다시 1.25%포인트로 확대될 전망이다. 일각에선 내년 한국의 최종 기준금리가 3.50%에서 멈출 경우 한·미 기준금리 차가 과거 최대 수준인 1.50%까지 벌어져 자본유출 등에 따른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25일 금융시장 등에 따르면 전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0.25% 인상하며 우리나라(연 3.25%)와 미국(연 3.75~4.00%) 간의 기준금리 격차는 상단 기준으로 종전 1.00%포인트에서 0.75%포인트로 축소됐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 23일(현지시간) 1~2일 진행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의 의사록을 공개했는데, 11월 FOMC 회의에서 연준 위원 다수가 금리 인상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했다. 이에 시장에선 12월 FOMC에서 ‘빅스텝’(기준금리 0.50% 인상)을 유력시하는 분위기다.

다만 위원들은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완화하는 것이 적절하다면서도 최종금리는 이전보다 더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전날 미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은 내년 상반기까지 미 기준금리가 상단 기준 5%를 넘을 확률을 91.1%로 내다봤다.

같은 날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최종금리 수준에 대한 금통위원들의 의견이 다양하다며, 이 가운데 3.5%의 의견이 가장 많다고 밝혔다. 한국의 최종 기준금리가 3.5%에서 멈추면 미국과의 차이가 1.5%포인트나게 되는데, 이는 과거 최대 역전폭과 같은 수준이다.

이 총재는 “최종금리가 3.5% 정도가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 위원이 3명이었고, 3.25%에서 멈춰야 한다는 위원이 1명, 3.5%에서 3.75%까지 올라갈 가능성을 열어 두는 것이 바람직 하다고 생각한 위원도 2명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것을 균형적으로 판단해 금통위의 최종금리 전망이 지난 번처럼 3.5%를 중심으로 퍼져 있어 같은 수준이지만 이번 상황에서는 대외 변동성 요인, 국내 요인도 많이 변화할 가능성이 있어 수준보다는 유연성을 더 많이 갖고 결정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한미 금리 역전폭이 확대되면 국내 증시와 채권 시장 등에서 더 높은 수익률을 좇아 외국인 자본이 유출될 수 있다. 자본유출로 인해 최근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원화가 다시 약세로 돌아설 수 있고 이는 수입물가 상승을 통해 국내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리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대해 이창용 총재는 한·미 기준금리 격차와 관련해 “과도하게 벌어지면 여러 부작용이 있다”면서도 “여러 요인을 고려해 조절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와 같은 경우 연준의 결정이 외환시장을 통해 주는 영향이 컸기 때문”이라며 “우리의 금리 정책은 국내 요인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