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 충원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진행 중인 서울대병원과 보라매병원 노조가 무기한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병원 측이 적극적으로 교섭에 나서지 않고 있다는 이유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대병원분회는 병원측과 교섭에 진전이 없어 무기한 파업으로 전환한다고 25일 밝혔다.
파업대책본부장을 맡고 있는 박경득 서울지역지부장은 “서울대병원과 보라매병원장은 정부와 서울시를 핑계 대며 수용안을 제시하지 않고 교섭마저 거부하고 있다. 노동조합은 김연수·정승용 병원장에게 충분한 시간을 주었지만 병원장이 용기있는 결단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서울대병원분회 대의원들은 대의원대회에서 중대한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노조는 이날 오전 10시30분 서울대병원 본원에서 3일차 파업 출정식을 열고 전면 무기한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현재 노조는 ▲간호사 35명 감축안 철회 ▲경비 절감 계획에 따른 인력·복지·기능 축소 금지 ▲경영평가로 임금가이드라인 강제 금지 ▲직무성과급제 도입 철회 ▲감염병 수립 대책 마련 ▲간호사, 방사선사, 임상병리사, 작업치료사, 간호보조인력 등 필수 인력 충원 ▲노동조건 향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인력 충원 문제가 핵심 쟁점이다. 노조 측은 서울대병원 127명, 보라매병원 163명의 인력 증원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교섭에서는 보라매병원의 인력 충원 문제로 노사의 입장차가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 관계자는 “노조에서 수십번 요구를 해야 병원측은 실무교섭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병원 측에서 이제는 더 이상 안을 제시할 게 없다며 적극적으로 교섭에 나서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 측은 병원측이 노조가 최종 제시한 요구안을 수용해야 파업을 중단하고 업무에 복귀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파업에는 전체 3900여명 중 1100여명의 조합원이 참여하고 있다. 응급실, 중환자실, 수술실 등 필수 유지 인력은 파업에 참여하지 않기 때문에 참여 인원이 크게 늘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기존 인력의 피로도가 커지면서 업무 공백이 발생할 가능성은 있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현재 행정·교육 담당 간호사 등을 의료 현장에 투입하고 일반직 직원들을 환자 배식이나 이송 업무에 충원하는 방식으로 업무 공백에 대응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