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욱 변호사가 대장동 사업과 관련,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가 참여한 것은 처음엔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을 설득하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진술했다.
당시 민간사업자의 참여를 위해선 결정권을 쥔 이 시장 측 마음을 돌리는 것이 결정적으로 필요했고, 이를 위해 김씨가 직접 설득에 나서겠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 시장 측근인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전달한 2억원도 그 일환이었다는 게 남 변호사 측 주장이다. 다만 남 변호사는 지난 21일 재판에서 김 의원 2억원 전달 의혹에 대해 자신이 직접 했거나 본 것이 아니며 들은 이야기이며 자신이 직접 확인한 적은 없다고 한 바 있다.
25일 남 변호사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이준철) 심리로 진행된 김씨 등 대장동 일당의 재판에서 피고인 측 반대신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남 변호사는 “당시 이 시장과 직접적인 친분이 있다는 것은 알지 못했고, 이 시장과 친분이 있는 다른 유력 정치인들과 친분이 있어 이들을 통해 이 시장을 설득하는 역할을 김씨에게 부탁했던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이 시장이 절대로 (도시개발사업) 허가를 안 내준다고 얘기하니 협상을 시작한 것”이라며 “민간이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이재명의 마음을 바꿔달라’, 이게 우리가 김씨에게 최초 부탁한 내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시장과 친분이 있는 유력정치인으로 들었던 인사들에 대해 “이광재 전 의원(민주당), 김태년 의원(민주당), 이화영 전 의원(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라고 들었다”며 “당시 김씨가 성남시의회와 시 측 로비를 담당하기 위해 최초에 만나 친분을 쌓은 건 윤창근(성남시의회 의장)이었던 걸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유 전 본부장 측 변호인이 정진상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등 이 사건 연루 의혹을 받는 이들의 역할을 묻자 남 변호사는 “2011년 말에서 2012년 초에는 김씨가 아까 말한 3명을 통해 이 시장을 직접 설득하겠다고 했고, 2012년 초부터 최윤길 성남시의회 의원 등이 전부는 아니고 유동규, 김용, 정진상 정도는 직접 만나 상의했다고 최 의원으로부터 들었다”고 말했다.
다만 남 변호사는 유 전 본부장 측 변호인이 “김씨가 그런(이 대표 설득 등) 활동했는지 여부를 어떻게 알게 됐나”라는 질문에 “김씨의 얘기 외에 제가 직접 확인한 사실은 없다”고 부연했다.
그는 “김 의원을 통한 로비 목적은 순수한 민간개발 방식을 추진하기 위한 것인가” “김 의원을 통해 현금로비를 생각한 것은 권한을 가진 주체가 이재명 또는 정진상이었기 때문인가”란 변호인 측 질문에 모두 “그렇다”고 답했다.
특히 성남도개공 설립에 대해 이 시장 측의 의중이 대폭 반영됐다고도 진술했다.
남 변호사는 “최초 공사 설립에 대해 유 전 본부장과 상의하며 저와 대장동 주민이 돕게 된 이유는 오로지 사업 진행을 위한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시의 입장은 이 시장이 공사 설립을 원했고, 이유는 대장동뿐만 아니라 위례 사업이든 그 외 계획하는 모든 사업이 공사가 설립돼야 이 시장이 생각하는 성남에서의 사업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안다”고 했다.
김씨와 남 변호사 등은 성남도개공 지분에 따른 최소 651억원 상당의 택지개발 배당 이익과 상당한 시행이익을 화천대유가 부당하게 취득하게 해 공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는다. 또 남 변호사는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받았다고 의심받는 자금 8억4700만원의 전달자로 지목됐는데, 김 부원장은 정 실장과 함께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구속기간 만료로 지난 21일 석방된 남 변호사는 법정에서 폭로성 발언을 계속하고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