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가 정부 기관에 중국산 감시카메라 설치를 중단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중국 기업의 데이터 처리가 자국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AFP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올리버 다우든 영국 국무조정실장은 하원에 제출한 서면을 통해 “정부 부지에 대한 시각 감시 시스템 설치와 관련해 현재 및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보안 위험을 검토한 뒤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다우든 실장은 “검토 결과 영국에 대한 위협과 이런 시스템의 기능 등에 비춰 추가 제어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기존에 설치된 장비에 대해서는 내부 컴퓨터 네트워크를 분리하고, 이를 완전히 제거하는 것을 검토하라고 권고했다.
이번 조치는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중국을 ‘위협이 되는 존재’라고 규정한 지 일주일이 조금 넘은 시점에 나온 것이다.
수낵 총리는 “중국이 영국에 도전하고 있다”며 “확실히 우리 경제 안보에 대한 가장 큰 위협”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번 조처뿐만 아니라 영국은 중국의 국가 안보 위협에 꾸준히 대응해오고 있다. 앞서 영국 보건사회복지부(DHSC)는 지난 4월부터 하이크비전의 감시 장비를 구입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예일대 로스쿨 선임 연구원인 샘 색스는 “중국 기업이 데이터를 처리하는 것에 대한 전 세계 정부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이번 결정에도 이러한 우려가 반영됐다”고 FT에 말했다.
영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은 중국 기업 제재에 열을 올리며 중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지난 2019년 미국은 비디오 감시 장비를 제조하는 중국 기업 하이크비전과 다후아 테크놀로지 등 기업을 무역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미국 정부는 이 기업들이 신장위구르 지역에서 일어나는 인권 침해를 돕고 있다고 문제 삼았다. 이에 중국 외교부는 “미국이 중국 내정에 간섭할 구실을 만들기 위해 신장위구르 문제를 악용, 중국을 비방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