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른바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제기했다가 거짓으로 밝혀진 후 뭇매를 맞고 있다. 여당인 국민의힘이 집중포화를 쏟아낸 데 이어 민주당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민주당 일각에선 김 의원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신경민 민주당 전 의원은 2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같은 기자 선배로서 좀 나무라고 싶은 생각이 든다. 대변인 정도는 물러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김의겸 의원은 전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을 통해 “이른바 ‘청담동 술자리’를 봤다고 말한 당사자가 경찰에서 ‘거짓말이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이 진술이 사실이라면, 이 의혹을 공개적으로 처음 제기한 사람으로서 윤 대통령 등 관련된 분들에게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신 전 의원은 이에 대해 “사과는 원래 꺠끗하게, 단순하고 명료하게 하는 게 맞다. 지금 상태라면 명백히 잘못한 게 맞는데 어제 보니 사과의 조건이 많이 붙어있더라”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처럼 문재인 정부 출신인 한 의원은 뉴시스와 만나 “당을 완전히 가볍게 만든 것 아닌가. 의원들은 불만이 굉장히 많다. 청와대에 있을 땐 안 그랬다”며 “쳐낼 순 없을 거고 본인이 사퇴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현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김 대변인을 겨냥해 “극성 팬덤이 자양분으로 삼고 있는 혐오정치와 결별하기 위해서라도 김 대변인은 직에서 사퇴해야 한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게도 결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도부에선 아직 별다른 반응이 없다.
당내 지도부 소속 의원은 김 대변인에 대한 추가 조치에 대해 “본인이 사과했는데 추가 조치를 더 해야 하나”라고 말했고, 최고위원인 장경태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사실 아닌게 오히려 다행인 것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 지금 여러 수사기관은 증언만 가지고 구속까지 하는 마당에 야당 보고 질문도 못하게 하는 건 너무 입을 틀어막는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또다른 당내 관계자는 “김 대변인의 유감 표명 이후 이와 관련된 새로운 목소리는 전혀 나오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앞서 김 의원은 지난달 2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윤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이세창 전 자유총연맹 총재 권한대행 등, 법무법인 김앤장 변호사 30명이 청담동 고급 술집에서 술자리를 가졌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국민의힘 지도부에서도 이날 오전 회의에서 김 의원을 향한 지적을 쏟아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청담동 술자리가 청담동 ‘뻥’자리가 됐다. 더구나 본인이 협업까지 했다고 한다”며 “일언부중(一言不中)이면 천어무용(千漁無用)이라고 했다. 한마디 말이 거짓말이면 나머지 천 마디 말도 전부 거짓이 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을 향해 “공당의 대변인이 한 번도 아니고 몇 차례나 이런 일이 되풀이되는데도 왜 대변인으로 그대로 두는지 이해가 잘 안된다”며 “앞으로 김 대변인이 하는 말을 국민들이 믿겠나”라고 지적했다.
또 “(김 의원이) 고발됐기 때문에 법적으로 검토될 것”이라며 “의원이 국회에서 한 발언은 면책특권이 있지만 면책특권 예외 조항도 있다. 본인이 협업까지 했다고 밝혔기 때문에 보도에 의하면 면책 특권이 안 된다는 기사도 있다”고 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