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선수와 투미 알파 브라보 로지스틱스 백팩_출처 : TUMI
태평양 건너 학교를 다녀서 공항은 늘 이별과 만남이 교차하는 곳이었습니다. 익숙함으로부터 멀어지고 새로움을 향해 가는 곳이 익숙해질 무렵, 주변을 둘러볼 여유가 생겼고 깨달은 게 하나 있습니다. 공항을 런웨이로 바꾸는 ‘프로 여행러’의 곁엔 항상 똑같은 브랜드가 있다는 것을요.
빼어난 실용성으로 언제 어디서나 퍼펙트 신을 만들어내는 투미, 함께 만나보시죠.
손흥민 가방을 산 아스널 팬
지난봄 뭔가에 홀린 듯 방문한 투미 매장에서 백팩 하나를 추천받았습니다. 알파 브라보 로지스틱스 백팩. 투미 앰버서더이자 영국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손흥민 선수가 착용하고 화보까지 촬영한 가방이었죠. 10년 가까이 아스널을 응원해 온 구너*에게 손흥민 가방을 권하다니요. 가방이 뭔 죄가 있겠냐며 한번 매보겠다고 했습니다. 정신을 차려보니 이니셜까지 새겨달라고 말하고 있더군요.*구너(Gooner)는 프리미어리그에서 유일하게 무패 우승을 달성한 아스널의 팬을 지칭합니다.
관리가 용이한 나일론 소재, 넘치는 수납공간과 심플한 디자인은 실용성과 멋 모두 놓치고 싶지 않던 고민을 해결하기에 충분했습니다. 기능성과 내구성을 대변하는 알파 브라보뿐만 아니라 클래식한 알파, 역동성을 강조한 해리슨, 모던한 스타일의 어리베 등 다양한 컬렉션을 통해 투미는 남다른 본새를 어필하고픈 이들의 다양한 욕구를 채워주고 있습니다.
출처 : TUMI
더 나아가 투미는 브랜드 앰버서더 손흥민 선수뿐만 아니라 토트넘의 공식 파트너로 자리매김했습니다. 7월 10일 프리시즌 경기를 위해 방한하는 토트넘 선수단의 경기력보다 공항 패션이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산업을 막론하고 브랜드와 브랜드의 만남은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팬덤을 만드는 데 효과적입니다. 서로 이질적이라면 그 효과는 더 커집니다. 하지만 서로 ‘급’이 어느 정도 맞아야 만남이 성사됩니다. 투미는 50년이 채 되지 않은 시간 동안 각 분야에서 이름만 대면 알만한 브랜드와의 격을 맞출 정도로 독보적인 입지를 다졌습니다. 여행뿐만 아니라 일상에서도 말이죠.
無계획
투미? 일본어 같기도 하고 이탈리아나 핀란드 말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투미라는 브랜드 네임은 페루 잉카 문명 성상의 칼에서 따왔다고 합니다. 창업자 찰리 클리포드의 반려견 이름이기도 하고요. 투미는 성공과 행운을 의미한다고 합니다.왜 하필 페루였을까요? 페루는 대학원 졸업과 결혼 이후 처음 일을 시작한 곳이라 찰리 클리포드에게 특별하게 기억됐나 봅니다. 그는 페루에서 교과서와 현실의 차이를 제대로 경험하면서 교훈을 얻었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미국 비즈니스 매거진 ‘Inc.’와의 인터뷰에서 찰리 클리포드는 마케팅 석사 학위를 취득하기 위해 공부했던 이론은 현실에 그대로 적용되지 않는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출처 : TUMI
털을 제거하고 광택 가공을 거치지 않은 가죽, 이른바 네이키드 레더로 만든 견고한 더플 백이 큰 성공을 거두면서 투미는 시장의 주목을 받게 됩니다. 높은 인기에 몸값도 점점 올랐습니다. 처음 선보인 가방은 50달러(약 6만 5천 원)였는데, 65달러(약 8만 5천 원)까지 오르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품질에도 힘을 쏟았습니다. 그리고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손상된 재료를 못 본 척 사용하지 않았죠.
가격 상승에 따른 품질 개선. 제프 베르텔슨을 영입한 배경이기도 합니다. 찰리 클리포드는 ‘그의 채용이 가장 중요했었다’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요, 제프 베르텔슨은 1980년 대 초 투미의 생산과 품질 관리를 감독한 인물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가방이 열리는 공간을 넓혀 물건을 넣고 빼는 것을 쉽게 만들어 주는 U자형 지퍼를 비롯해 여러 포켓 개발에도 참여하며 투미의 시그너처를 마련하기도 했고요. 실용성은 투미에게 변치 않는 가치로 작용합니다.
방탄가방단
지퍼 말고 조금 더 와닿는 것도 있습니다. 필수품이나 다름없는 노트북과 관련된 건데요, 공항 보안 검색대를 통과할 때 가방에서 꺼내야 하는 번거로움을 한 번씩 경험해 봤을 겁니다. 검색대를 지나고 나선 노트북을 다시 넣어야 하고 짐도 다시 정리해야 하죠.시간도 오래 걸릴뿐더러 모양 빠지는 일이기에 투미는 고상한 솔루션을 제시했습니다. 바로 검색대 친화 가방 ‘투미 티패스(TUMI T-Pass)’. 노트북을 꺼내지 않고 열어두기만 해도 X-레이 검사에서 선명하게 보이기 때문에 이 가방과 함께라면 여유롭게 검색대를 통과할 수 있었죠. 공항에서 더욱 빛난 수많은 비즈니스맨을 사로잡은 투미의 실용적인 매력이었습니다. 현재는 티패스가 아니라 패딩 처리된 전용 포켓이나 전자책 기기들을 수납할 수 있는 e-리더 같은 공간을 따로 마련하고 있습니다.
출처 : TUMI
빌트인 USB 포트가 있는 백팩과 캐리어도 있습니다. 직접 겪어보지 않으면 왜 불편한지 모르는 것들이죠. 투미의 시선은 현실 속 불편함을 향해있고 그것을 개선하는 것에서 브랜드의 당위성을 찾으니까 가능한 거 아닐까요?
출처 : TUMI
소재 말고 더 있습니다. 제품 출시 전 꼭 거쳐야 하는 ‘통과 의례’가 30가지나 됩니다. 가방계의 볼보입니다. 변색·마모·강도·수축·충격 등 여러 가지 있지만 대표적인 것만 전하면 이렇습니다. 거친 표면에서 3,000번이 넘는 마모 압박, 100℃가 넘는 비행기 활주로부터 영하 50℃에 이르는 3만 5천 피트 상공까지, 가방의 용량을 채우고 던지는 행위 등 가혹한 테스트를 거치고 진열대로 향합니다. 극한 상황이긴 하지만 마모·온도·충격은 현실에서 제품의 생명력을 갉아먹는 주된 요소라는 점을 고려할 때, 투미는 실험마저도 실용적인 셈이죠.
명확한 목적, 성공의 키
칼 루이스라고 단거리의 제왕으로 불리는 육상 선수가 있습니다. 1984년부터 1996년까지 올림픽에 무려 4회 연속 출전하며 9개의 금메달을 목에 건 레전드죠. 그런 그가 타이어 광고에서 하이힐을 신은 적이 있습니다. ‘파워는 컨트롤 없이는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극적으로 구현한 광고였죠. 아무리 강력한 힘을 뿜어내는 자동차라도 타이어가 그 출력을 감당하지 못하면 무슨 소용이겠습니까.출처 : TUMI
출처 : TUMI
버락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과 콜린 파월 미국 전 국무부 장관을 비롯해 배우 브래드 피트,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등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이들이 투미와 오랜 시간 함께 해왔습니다. 그들도 알고 있는거죠. 아무리 짧은 시간이라도 완벽한 런웨이를 연출하고 싶다면 원픽은 투미라는 것을요.
인터비즈 이순민 기자 royalblu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