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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허위 공문서 혐의’ 소방청 압수수색

입력 | 2022-11-26 03:00:00

구조통제단 가동한걸로 꾸민 정황
특수본, 내주 김광호 서울청장 조사




이태원 핼러윈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참사 당일 소방청의 ‘중앙긴급구조통제단(통제단)’ 운영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보고 25일 소방청 본청을 압수수색했다. 다음 주초에는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을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특수본의 수사가 점차 ‘윗선’을 향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수본은 이날 오후 통제단 운영과 관련해 공문서가 허위로 꾸며진 정황을 포착하고 정부세종청사 소방청 119종합상황실 등 6곳을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통제단은 중앙정부 차원의 소방 동원령을 발령하는 등 유사시 총력 대응을 위한 임시 기구다. 이번 참사처럼 ‘소방 대응 3단계’가 발령됐을 때 소방청이 꾸려 가동해야 한다.

그러나 특수본은 참사 당일 소방청이 실제로는 통제단을 가동하지 않았으면서도 가동한 것처럼 서류를 위조한 혐의가 있다고 보고 있다. 통제단 운영 관련 문서는 참사 당시가 아닌 참사 이후 작성된 것으로 특수본은 보고 있다. 특수본은 이날 압수수색을 통해 이태원 참사 관련 소방청 업무기록과 업무담당자 휴대전화 등을 확보했다.

이에 관해 소방청 관계자는 “사고 당일 오전 충북 괴산에서 지진이 발생하면서 가동한 통제단을 이태원 참사 발생 뒤 확대해 운영했다”고 반박했다.

한편 특수본은 “서울 치안 책임자로서 사전, 사후 조치가 적절했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다음 주초 김 청장을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은 참사 당일 서울청에 기동대 배치를 요청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특수본은 결론지었다. 특수본 관계자는 “이 전 서장의 주장 이외에 경비기동대 요청을 지시했다고 볼 만한 객관적 자료나 관련자 진술이 확인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기윤 기자 pep@donga.com
사지원 기자 4g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