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같은 프로팀의 형제, 월드컵은 다른 팀서

입력 | 2022-11-26 03:00:00

[WORLD CUP Qatar2022]
스페인 출신 윌리엄스 형제
형은 가나 대표선수로 뽑혀



가나 유니폼을 입은 이냐키(왼쪽)와 스페인 유니폼을 착용한 동생 니코 윌리엄스가 2022 카타르 월드컵 선전을 기원하며 찍은 기념사진. 사진 출처 이냐키 윌리엄스 인스타그램


밀린코비치사비치(세르비아), 아유(가나), 아자르(벨기에), 에르난데스(프랑스) 가문은 2022 카타르 월드컵 자국 대표팀에 형제 선수를 보냈다. 윌리엄스 가문에서도 형제 선수가 이번 월드컵에 출전하지만 형 이냐키(28)는 가나, 동생 니코(20)는 스페인 유니폼을 입고 뛴다.

이야기는 두 형제 부모인 펠릭스-마리아 부부가 1993년 고향 땅 가나를 출발한 데서 시작한다. 가나를 비롯한 서부 아프리카를 뒤흔든 라이베리아 내전을 피해 모국을 떠나기로 한 부부는 도보로 사하라 사막을 건너 고향에서 4000km 떨어진 빌바오에 정착했다. 이 스페인 바스크 지방 최대 도시에서 나고 자란 형제는 차례로 고향 팀 아틀레틱 빌바오에 입단하면서 프로축구 선수가 됐다.

그러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위 스페인 대표 선수가 되기는 쉽지 않았다. 형 이냐키는 2016년 A대표팀에 뽑혔지만 딱 1경기 출전에 그쳤다. 2020년부터 나이대별 대표를 거친 니코도 A대표팀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그때 가나축구협회에서 형제에게 대표팀 합류를 제안했다. 형 이냐키가 먼저 제안을 수락하면서 동생 니코도 가나 대표팀에 합류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스페인 대표팀을 이끄는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젊은 선수 위주로 엔트리를 꾸리기로 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결국 니코가 스페인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면서 형제는 다른 팀 유니폼을 입고 카타르 땅을 밟게 됐다. 형제 선수가 서로 다른 팀 소속으로 월드컵 무대를 밟은 건 2010, 2014년 대회 당시 케빈프린스(35·가나)-제롬(34·독일) 보아텡 형제에 이어 이들이 두 번째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