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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 자율주행버스 타보니…급제동 반복 ‘아직은 초보’

입력 | 2022-11-26 13:24:00


“저는 신호도 잘 지키고 과속도 하지 않지만 도로에서는 돌발상황이 발생하고는 합니다. 저와 세이프티 드라이버(안전 운전자)는 승객의 안전과 더 나은 서비스를 위해 최선의 대응을 하고 있습니다. ”

지난 24일 서울 청계광장남측 정류소에서 자율주행버스에 타자, 이 같은 안내음성이 나왔다. 이날은 현대차그룹이 인수한 자율주행 스타트업 포티투닷(42dot) 관계자와 함께 탑승했다.

이날 서울시는 청계광장에서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운행 선포식’을 열고 오세훈 시장과 송창현 현대자동차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탑승 행사를 했다. 시민들은 25일부터 무료로 본격 이용을 시작했다. 8인승으로 세이프 드라이버를 제외하고 최대 7명까지 탈 수 있다.

청계광장∼세운상가∼청계광장을 순환하는 총 3.4㎞구간을 2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한번 순환하면 대략 20분~25분 정도 소요된다.

우선 버스를 이용하려면 서울 자율주행 전용 스마트폰 앱(TAP!)을 설치해 ‘호출’을 해야 한다. 차량 탑승 예정 시간과 도착 예정 시간까지 알 수 있다. 또 내가 원하는 자리를 직접 지정할 수 있다.

버스에는 돌발상황 발생 대비와 일부 구간에서 수동운전으로 전환하기 위해 세이프티 드라이버(안전 운전자)가 운전석에 탑승했다.

천정에는 대형 전면 유리(파노라마 루프)를 설치하고, 유리창은 승객의 허리까지 오도록 크게 해 탁 트인 느낌을 더했다. 각 좌석에는 스크린과 충전용 USB 포트가 장착됐다. 안전벨트 자동인식, 승객 끼임 자동방지 등의 기능도 갖췄다.

무엇보다 차량에 탑승하자마자 눈에 들어온 것은 운전자가 핸들이 아닌 운전석 양 거치대를 잡고 있는 모습이었다.

자율주행차답게 주행 신호등에 빨간불이 들어오면 스스로 멈춰 선다. 카메라와 레이더 센서를 혼합해 실시간으로 주변을 인식하며 달린다. 카메라 12대, 레이더 6대가 탑재됐다.

보통 시속 20㎞로 운행했지만 속도가 느리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다만 멈춰 서야 할 땐 급정거를 해 몸이 앞으로 쏠리기도 했다. 마치 초보운전자의 차에 탑승한 느낌이라 승차감은 좋지 않았다.

또 오세훈 시장이 24일 운행선포식에서 “무단횡단하는 시민들, 생계형 오토바이, 짐수레 등으로 교통상황이 예측 불가한 청계천 일대에서 자율주행에 성공한다면 서울 어디에서도 성공 확률이 높아진다”고 말했듯이, 곳곳에서 아찔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무단횡단하는 사람, 앞에 차량이 끼어드는 경우, 또 오토바이가 갑자기 등장하는 등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버스가 알아서 잘 멈추기는 했지만 급정거를 반복해 다소 당황스럽고 어지러움이 느껴졌다.

시와 포티투닷은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세운교에서 유턴할 때는 항상 수동 모드로 전환하기로 했다.

운영사인 포티투닷은 오토바이, 자전거, 보행자가 혼재된 복잡한 도로 환경에서 지속적으로 자율주행 서비스를 운영하고, 이를 통해 축적되는 데이터를 이용해 운행을 계속 할수록 자율주행 기술이 고도화된다고 강조했다.

포티투닷 관계자는 “자율주행버스는 스스로 학습해 알고리즘을 만들어 문제를 해결한다”면서 “오늘보다 몇달 후 주행능력이 훨씬 더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운행 시간은 평일 기준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4시까지며, 점심때인 낮 12시부터 오후 1시30분까지는 운행을 멈춘다. 토요일은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1시30분까지 점심시간 없이 운행한다. 평일이 공휴일인 경우 ‘청계천 차 없는 거리’ 운영으로 운행하지 않는다.

서울시는 25일부터 2대로 운행을 시작했다. 다음달 12일부터는 1대를 추가해 총 3대가 20분 간격으로 순환한다. 또 안전검증을 거쳐 내년 상반기까지 청계 5가까지 운행 구간을 연장할 예정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