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이 26일 오전 2차 경찰조사를 받기위해 서울 마포구 이태원 사고 특별수사본부로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이태원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당시 현장 책임자였던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을 5일 만에 피의자 신분으로 다시 소환했다.
특수본은 26일 오전 10시부터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를 받는 최 서장을 소환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최 서장은 참사 직후 ‘소방 대응 2단계’ 발령을 제때 하지 않아 인명피해를 키운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최 서장은 출석 전 ‘대응 2단계 조치가 적절했다고 보는지’ ‘직원이 입건됐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을 묻는 취재진에게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골든타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오늘은 어떤 내용을 소명할 예정인지’ ‘소방청 압수수색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의 질문엔 “제가 말씀드릴 사안이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특수본은 또 참사 당일 핼러윈 축제에 대비해 편성한 안전근무조가 해밀톤호텔 앞으로 지정된 근무지를 벗어난 정황을 확인하고 당시 안전근무 책임관이었던 최 서장에게 감독 책임을 추궁하고 있다.
최 서장은 지난 21일 조사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구조·구급활동에 몰두하느라 대응 2단계를 직접 발령하지 못했다”며 서울소방재난본부장이 발령한 대응 2단계도 늦지 않았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했다. 안전근무 역시 순찰과 마찬가지로 지정된 장소를 내내 지키는 방식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특수본은 최 서장을 상대로 조사를 이어간 뒤 다음 주 경 신병 처리를 검토할 방침이다.
한편 특수본은 전날 용산소방서 상위 기관인 소방청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압수물 분석도 이어가고 있다. 특수본은 소방당국이 중앙긴급구조통제단(중앙통제단) 구성·운영 관련 문건을 허위로 작성한 단서를 잡고 전날 소방청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소방대응 발령 때마다 중앙통제단이 가동돼야 하는데, 참사 당일 실제로 가동되지 않았는데도 문서상 가동된 것처럼 꾸며졌다는 의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