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대만 지방선거에서 집권여당인 민주진보당(민진당)이 참패하자, 차이잉원 총통이 민진당 주석직에서 전격 사퇴했다.
AP통신, 대만 중앙통신사 등에 따르면 차이 총통은 이날 지방선거에서 패배한 후 타이베이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집권 민진당 주석직을 사임했다.
차이 총통은 이날 저녁 지지자들에게 감사를 표하는 짧은 연설을 통해 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사임을 발표했다.
민진당의 선거 패배를 두고 차이 총통은 “지방정부 차원의 정치 지형을 바꾸고,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양질의 후보를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차이 총통은 민진당을 위한 선거 운동 과정에서 “중국을 반대하고 대만을 방어하는 것”에 대해 여러 번 강조하면서 사실상 ‘반(反) 중국’ 민심을 공략했다.
그러나 대만 유권자들은 중국의 위협에 대한 지속적인 우려나 리스크가 더 많은 지역 현안에 의해 뒷전으로 밀려난 이번 지방선거에서 제1야당인 국민당을 압도적으로 선택했다.
일부 민진당 후보들이 지방 현안을 내세우기 보다는 중국 공산당의 위협을 부각하는 전략에 골몰한 것이 선거 패인으로 지적되기도 한다.
실제 선거운동 기간 중국이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방문에 반발해 지난 8월 실시한 대만을 겨냥한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한 데 대한 언급은 거의 없었다고 한다.
왕예리 대만대 정치학과 교수는 AP통신에 “국제 사회가 판돈을 너무 높게 올렸다”며 “남쪽에 있는 도시에서는 (중국의 위협을)고려할 필요도 없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