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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40년전 개발’ 미사일서 핵탄두 빼고 쏜 듯”

입력 | 2022-11-28 03:00:00

英국방부 분석… “미사일 재고 고갈”
푸틴, 참전군인 가족 달래기 나서



AP 뉴시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러시아군 무기가 고갈된 정황이 포착됐다. 러시아에서는 참전군인의 안위를 걱정하는 가족들의 불만이 커지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직접 이들을 달래고 나섰다.

영국 국방부는 26일 트위터에 공개한 국방정보국(DI) 보고를 통해 “최근 우크라이나에서 격추된 러시아 순항미사일 잔해 사진을 보면 1980년대 핵탄두 탑재용 AS-15 KENT 미사일인 것이 명확해 보인다”고 밝혔다고 일간 가디언 등이 전했다. 1980년대 개발된 핵미사일에서 핵탄두를 제거하고 다른 탄두를 장착해 활용했다는 것이다. 이어 “의도가 무엇이든 이런 ‘임시변통’ 미사일은 러시아의 장거리 미사일 재고가 고갈돼 간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방 군사 전문가들도 옛 소련에서 생산한 S-300 지대공 미사일을 반복 사용하는 등 러시아의 미사일 보유량이 바닥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러시아 참전군인 가족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아내와 어머니 위원회’를 비롯한 참전군인 가족 단체들은 푸틴 대통령이 동원된 예비군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공개 비판했다.

크렘린궁은 악화된 여론을 달래기 위해 27일 ‘어머니의 날’을 앞두고 푸틴 대통령이 25일 수도 모스크바 외곽 대통령 관저에서 참전군인 어머니 17명과 담소하는 사진과 발언을 공개했다. 하지만 영국 BBC방송은 크렘린궁이 참석자들을 엄선했으며 몇몇 어머니는 친(親)푸틴 운동을 벌여 왔다고 전했다. 아내와 어머니 위원회도 참석자들이 ‘올바른 질문’만 하라는 말을 들었다며 연출 의혹을 제기했다. 푸틴 대통령은 참석자들에게 “(러시아에선 한 해) 교통사고로 약 3만 명이 숨진다”며 전사자가 상대적으로 많지 않음을 에둘러 말하기도 했다.


카이로=강성휘 특파원 yol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