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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엠블럼 없는 이란 국기 게재 美…이란 “퇴출해야” 반발

입력 | 2022-11-28 08:02:00

이슬람 엠블럼이 지워진 이란 국기(위에서 두번째)가 미국 축구 국가대표팀 SNS에 게재돼 논란이 되고 있다. 미국 대표팀 SNS 캡쳐


미국 축구협회가 오는 30일(한국시간) 오전4시 이란과의 2022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B조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이슬람 공화국 엠블럼이 없는 이란 국기를 SNS에 게재해 논란이 되고 있다.

28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축구협회는 SNS에 이란의 반정부 시위를 지지하기 위한 일환으로 이 같은 이란 국기를 게시했다. 이란 국기는 초록색과 흰색, 빨간색 세 가로줄과 가운데 이슬람을 상징하는 표시로 구성되지만, 삼색 줄만 있는 국기를 올려둔 것이다.

이에 이란은 즉각 반발했다. 관영 IRNA 통신은 이란축구연맹이 이 같은 미국의 입장에 대해 국제축구연맹(FIFA)에 심각한 유감을 표했다고 전했다.

이란 반관영 타스님통신도 미국이 FIFA 규정을 위반했다며, “미국 대표팀은 이번 월드컵에서 퇴출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미국 축구협회는 이후 SNS에 게재한 국기를 삭제하고 국기를 바꿔서 다시 올렸다.

하지만 대표팀 관계자는 미국이 여전히 이란의 반정부 시위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표했다.

잉글랜드가 승점 4점으로 B조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이란 모두 다가오는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승리를 거둬야만 16강에 진출할 수 있다.

미국은 지난 22일 웨일스와의 경기를 1-1로 비기고, 26일 잉글랜드와의 경기에서 0-0으로 비기면서 승점 2점을 챙겨 3위에 머물고 있다.

이란은 지난 21일 잉글랜드와의 경기에서 2-6으로 졌지만 25일 웨일스와의 경기를 2-0으로 이기면서 조 2위에 올라 있다.

이란 대표팀은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당시 미국을 상대로 2-1로 승리한 만큼, 이를 재현하고 16강에 진출하겠다는 각오다.

두 국가 모두에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장외 신경전’ 역시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는 분위기다.

이란에서는 ‘희잡 의문사’ 사건으로 촉발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3개월째 이어지고 있으며, 정부는 이스라엘과 서방이 시위의 배후에 있다며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다.

한편 이란 대표팀은 자국 내 반정부 시위를 지지하기 위한 일환으로 지난 22일 잉글랜드와의 B조 조별리그 1차전이 치러지기 전 국가 제창을 거부해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이란 팬들은 국가 연주 중 야유를 보내면서 이란 당국의 강경 진압에 적극 항의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