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8일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금융리스크가 터질 원인이 대부분 해외에 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 총재는 이날 오전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 거시경제금융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전날 한은이 발표한 ‘시스템 리스크 서베이’ 결과에 대한 질문에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해외에서 유가가 추가 상승한다 거나, 미국이나 유럽 경기가 더 나빠진다 거나, 다음달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시장이 예상한 금리인상 폭인 0.5%포인트를 더 크게 상회 한다든가 하는 상황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해외 리스크 전반을 고려할 때 우리 상황에서 금융 리스크가 커질 확률이 50%를 넘었다고 봐야지, 국내 요인이에 의해서만 국내 상황이 악화됐다는 식의 해석은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지난달 대책 발표 이후 다른 시장은 안정 됐는데 단기시장, 기업어음(CP)시장이 안정이 안 된 상황에서 연말 자금 사정 고려해 사전적으로 유동성 대책을 발표했다”며 “위기가 해외요인으로 오더라도 국내 전파 가능성을 최소화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 2차 캐피탈콜 출자 금융기관에 대해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을 통해 최대 2조5000억원까지 유동성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번에는 채안펀드를 통해 부동산 프러젝트 파이낸싱 자산유동화기업어음(PF-ABCP), 건설업 관련 비우량 회사채, A2등급의 기업어음(CP) 등에 대해서도 추가 매입하기로 했다.
이 총재는 이와 관련 “단기시장 안정이 통화 시장에 중요하고, 단기시장 안정이 우리나라 통화시장에 보완적이라 유동성 대응 방안을 내 놓을 필요가 있다”며 “최근 비은행권의 기업어음(CP) 금리가 기준금리보다 과도하게 오르고 있는데, 한은의 유동성 공급 등이 경색과 시장의 불안 심리를 안정시켜 통화정책 파급 경로를 정상화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RP 매입이 한은의 통화 긴축과 상충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지난달 6조지원과 마찬가지로 이번 지원은 RP 매각 후 곧바로 흡수하기 때문에 유동성 문제와 배치되지 않는다”며 “담보를 다 받고 하는 것이고 신용위험이 없고, 유동성 지원이기 때문에 한은의 정책 방향과 상충이 안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이번엔 채안펀드가 확대되고 더 낮은 등급의 CP를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유동성 경색과 불안심리를 안정시켜 통화정책 정상화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해외 요인 뿐 아니라 비은행권에 대한 신용경색은 배경은 개인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많이 떨어진데 있다”며 “최근 1년 동안 예상치 않았던 사건들로 인해 부동산 관련 증권거래 등 과도하게 신뢰가 상쇄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가 언급한 최근 1년의 예상치 않았던 사건은 최근 레고랜드 사태 등을 지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강원도가 레고랜드 프로젝트의 대출금을 갚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 자금시장 전반에 대한 불신이 이어졌다.
부동산 시장의 부도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그는 “오늘 발표한 유동성 대책을 통해 연말까지 잘 해결하고, 소프트랜딩(연착륙) 해 부동산 문제가 더 확산되지 않도록 노력하고자 하는 것이 우리 금리 정책의 목표”라며 “부동산 시장의 부도 위기나, 미분양 등 걱정이 있는 데, 이런 것들이 과거 평균보다 굉장히 낮은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