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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화물파업, 코로나같은 재난…하루 3000억 손실”

입력 | 2022-11-28 12:45:00


정부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동조합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의 집단 운송거부 행위를 ‘사회 재난’으로 규정하고 하루 약 3000억원의 국가적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오는 29일에는 업무개시명령을 심의할 국무회의를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 예정이다. 사실상 업무개시명령 발동을 예고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28일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직후 가진 브리핑을 통해 “지난 6월의 집단운송 거부사태 등 과거의 사례를 볼 때 하루에 약 3000억원의 손실 발생이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재난안전기본법상 물류체계 마비는 사회재난에 해당된다”며 “국가핵심기반이 마비됐을 경우 지금 중대본이 가동되고 있는 코로나19나 이태원 참사와 똑같이 사회적 재난으로 분류해 단계별로 조치하게 돼 있고 그 단계를 ‘심각’으로 올린 것은 운송거부 4일 동안 전국 12개 항만의 컨테이너 반출·반입량이 평소 대비 28.1% 수준으로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국가 경제에 매우 심각한 위기가 예상된다면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하고 정상적인 운송 보호를 위한 경찰의 신속대응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예고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중대본 회의를 하는 동안 대통령실에서 ‘내일 대통령이 주재하는 국무회의에 업무개시명령을 안건으로 올린다’라는 것을 보도를 통해 전달 받았다”며 “저희(정부)는 내일 국무회의에 업무개시명령 발동이 들어가는 것을 전제로 해서 실무적인 실행을 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여 전했다.

정부는 앞서 이날 오전 9시부로 위기경보 단계를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했다.

화물연대가 지난 24일 0시부터 집단 운송거부를 시작한 후 닷새째를 맞아 물류 피해가 커진 데 따른 조처다. 지난 26일 기준 전국 14개 지역 130여개소 5000여명 이상이 운송을 거부하면서 전국 항만의 컨테이너 장치율은 62.4% 수준에 그치고 있다.

국가핵심기반인 물류체계의 위기 발생 시 경보 단계는 ‘관심-주의-경계-심각’ 4단계로 나뉜다. 집단 운송거부 10일 전인 지난 14일 관심에서 주의로 올린 데 이어 파업이 시작되기 전날 경계로 한 차례 더 상향한 바 있다.

위기경보 단계가 최고 수준으로 격상됨에 따라 정부의 대응 체계도 범정부 차원의 중대본으로 강화됐다. 중대본 첫 회의는 이날 오전 10시에 이 장관 주재로 진행됐다.

정부가 근로자 파업에 대응하기 위해 중대본을 꾸린 것은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이 장관은 “정부는 이번 사태의 계기가 된 안전운임제와 관련해 컨테이너와 시멘트 운송 분야는 화물연대의 요구사항을 반영해 일몰제를 3년 연장하기로 발표하고 국회에서 논의 중인 ‘화물자동차운수 사업법’ 개정안에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는 등 다각적으로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그럼에도 이를 외면한 일부 화물연대 소속의 극소수 강경 화물운송종사자의 집단적인 운송거부 행위로 국가물류체계가 마비될 위기에 처해 있다”며 “운송거부에 참여하지 않는 운행차량에 대해서는 운송 방해 등 불법행위가 자행되고 있어 사태가 악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이번 사태가 장기화되면 조만간에 예정돼 있는 철도노조 파업과 함께 물류전체의 마비로 이어져 국가 경제에 막대한 피해가 우려된다”며 “가뜩이나 우크라이나 전쟁과 세계적인 금리 인상 등으로 국가 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외면한 극소수 강성 귀족노조 수뇌부가 주도하는 이기적인 집단행위로 국민경제가 휘청거리고 다수의 선량한 근로자들이 피해를 입는 상황이 반복되는 악습을 더 이상 두고만 볼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원 장관도 “화물연대가 태스크포스(TF)를 통한 논의 자체를 거부하다가 지금 와서 뜻대로 입법이 안 되니까 뛰쳐나갔다. 어떻게 보면 합리화 명분을 찾기 위해서 ‘(정부가) 대화의 노력 또는 TF에서 추가적인 진지가 노력이 없었다’라고 트집을 잡고 있다”며 “자신들이 피해자인 것처럼 하지만 사실은 일방적으로 관철시키려는 집단 힘의 일방적인 행사로, 이런 떼법으로 법과 이해관계자의 합의를 무시하는 행태는 고리를 끊을 때가 됐다”고 거들었다.

이에 국토교통부와 경찰청은 정상적인 운송을 방해하거나 시설봉쇄가 예상되는항만, 물류기지, 산업단지 등 주요 거점에기동대·형사·교통싸이카를 비롯한 가용 경찰력을 집중 배치하고 112순찰을 강화한다. 전국의 교통싸이카와 순찰차로 구성된‘에스코트 신속대응팀’을 운영해화물차량의 정상적인 운송도 보호한다.

특히 비조합원 운전자에 대한 폭행·협박과 차량 손괴, 화물차량 정상운송 방해, 주요 물류시설 출입구 봉쇄 등 불법행위자는 현행범으로 체포한다. 핵심 주동자·극렬행위자를 비롯해 그 배후까지 추적해 사법조치할 방침이다.

업무개시명령을 송달하는 공무집행 과정에서는 일체의 방해 행위가 없도록 가용 병력을 투입하고, 업무개시명령에도 복귀하지 않을 경우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또 물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자가용 유상운송 허가와 신차 수송을 위한 임시운행허가 등 가용한 비상수송대책을 동원한다. 관용화물차 투입과 화물열차 증편에도 나선다.

해양수산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기관은 산업별 피해와 대응 상황 등을 상시 점검하고 업계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응방안을 모색·시행하기로 했다.

이 장관은 “경제는 한번 무너지면 다시 일으켜 세우기 매우 어렵다”며 “불법행위자 현장 검거를 원칙으로 강력히 대응하고 업무개시명령에도 불구하고 복귀하지 않으면 법적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음을 명확히 밝힌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공정과 상식에 입각한 엄격하고도 신속한 법집행과 무관용의 원칙 아래 이번 사태에 대응해 나갈 것”이라며 “국민들도 이번 사태가 원만히 해결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이해와 협조를 부탁한다”고 덧붙여 전했다.

[세종=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