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28일 광주·전남 지역의 가뭄과 관련해 “과거 왕조 시대에도 왕이 모든 국가 자원, 그리고 심지어 백성들까지 소유하고 있는 그 시대에도 기근이 발생하면, 사람으로서 어쩔 수 없는 기근이 발생했다 해도 왕이 책임을 졌다”면서 윤석열 대통령을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 회의에서 “광주·전남 지역의 가뭄이 심각하다고 한다”며 “50년 만의 가뭄이라고 해서 지금 현재 도서 지역에 제한급수가 이루어지고 있고, 곧 광주 지역까지 제한급수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왕조 시대에도 기근이 발생하면 왕이 책임을 졌다면서 “책임을 지는 형태는 매우 다양했지만, 그중에 대표적인 것이 왕이 몸소 몸을 움직여서 기우제를 지냈다. 나름 고통을 감수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선 “멀쩡한 행인들이 길을 걷다가 터무니없는,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질식 사망하는 이런 일이 벌어져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며 “수사를 해서 범죄를 저지른, 죄를 지은 사람을 잡아 처벌하는 것만이 책임을 묻는 것이냐. 일선 경찰관, 일선 소방관, 일선 행정관들을 잡아서 책임을 물으면 이태원 10·29 참사의 책임을 묻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정치는 대체 어디 갔느냐. 권한이 주어지면 그 권한의 크기만큼 책임을 지는 것”이라며 “국무총리도, 장관도, 경찰청장도, 심지어 대통령도 진지하게 사과하는 것 같지 않다.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 우리 민주당이 이제 나서서 책임을 물어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국민과 함께 책임을 묻도록 하겠다”고 했다.
예산안 처리와 관련해선 “처리 시한이 다가와도 정부여당은 전혀 급해 보이지가 않는다”며 “마치 가짜 엄마 같다. 자식은 죽든 말든, 재산에만 관심 있는 가짜 엄마같이 보인다”고 했다.
그는 이어 “여당이 노력을 해야 될 것 아니냐. 그런데 야당에게 그 노력을 강조하고 있다”며 “시한이 다가와도 급할 것이 없어 보이는 정부여당이 양자택일을 강요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원안을 통과시키든, 아니면 부결을 해서 준예산을 만들든 모두 야당에게 책임을 떠넘기겠다는 태도로 보인다”고 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