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계수미 기자가 만난 리더 ‘현장 행정’ 펼치는 조성명 강남구청장
조성명 강남구청장은··· 1957년생. 연세대 행정대학원 행정학 석사. 2002년 강남구의원. 2010년 강남구의회 전반기 의장. 20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자문위원. 2022년 7월 1일 강남구청장으로 취임.
지난 여름, 한 강남구민이 이른 아침에 동네 생활체육시설에서 조성명 강남구청장(55)을 만났다고 했다. 한 남자가 와서 이것저것 물으며 명함을 건넸는데, 조 구청장이었다는 것이다. 30년째 강남에서 사는 그는 묵혀둔 민원 몇 가지를 구청장에게 직접 말했다며 기분이 들떠 있었다. 조 구청장 명함에는 구청장실 전화번호, 이메일 외에 핸드폰번호까지 있더라며 기대감을 전했다.
매일 아침 출근하자마자
민원부터 챙겨
민원부터 챙겨
“아침 일찍 집을 나서는 편입니다. 시간이 나면 구민들을 만날 겸 종종 이곳저곳 둘러보죠. 특히 밖에 혼자 다니다보면 구정에 도움이 되는 여러 얘기를 들을 수 있더라고요. 묵묵히 강남을 가꾸는 구민들도 많이 만났고요. 편하게 대화를 이어가기 위해 제가 구청장이라는 것은 나중에 명함을 드리면서 밝힙니다.”
취임 5개월을 채워가는 조성명 구청장. 그는 11월 중순 기자와의 인터뷰 자리에서 먼저 구민에게 다가가는 ‘현장 소통’과 민원의 중요성에 대해 말했다. 그는 “현장에 나가봐야 빨리 이해가 되고 소통이 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매일 아침 출근하자마자 민원부터 챙기는 업무 습관도 공개했다.
중학생 때 상경해
50년 강남 터줏대감
50년 강남 터줏대감
조성명 구청장은 구청장실보다 현장에 머무는 시간이 더 많을 정도로 강남구 곳곳을 누비고 있다. 논현1동 주민센터.
강남도곡시장 ‘도곡민속촌’ 행사.
조 구청장은 민원인을 직접 만나 얘기를 듣고, 현장에 답사를 나가기도 한다. 그가 강남구민들의 고충에 귀 기울이며 해결 의지가 남다른 데는 강남 터줏대감으로 지내온 오랜 시간도 한몫 하는 듯하다. 충남 당진 출신으로 중학생 때 상경한 그는 50년 가까이 강남에서만 살았다.
“제게 강남은 ‘제 2의 고향’입니다. 이곳에서 꿈을 키웠고, 사업도 일궜지요. 벌판에 건물이 들어서고 도로가 놓이는 이 지역의 발전상도 그대로 지켜봤고요. 일종의 애향심이 구청장에 도전하도록 이끌었다 할까요.”
그는 젊은 시절 사업의 기틀을 잡는데 성공했다. 40대부터는 돈벌이에 매달리지 않고 봉사하는 삶을 살겠다고 다짐했다. 실제 복지사 2급 자격증까지 따며 여러 봉사단체에서 꾸준히 활동을 하던 그에게 주변에서는 지역 의정활동을 해보라고 권했다. 더 넓은 의미의 봉사라는 생각에 정치에 뛰어든 그는 강남구 의원, 강남구의회 의장까지 거쳤다. 때문에 지역의 특색과 가장 시급한 정책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는 자부심이 크다. “강남의 재도약을 이끌겠다”는 조 구청장에게 주요정책과 강남구의 비전에 대해 물었다.
구민 대상 설문조사 선호도 1위
‘행정문화복합타운’ 추진
‘행정문화복합타운’ 추진
조성명 구청장은 구청장실보다 현장에 머무는 시간이 더 많을 정도로 강남구 곳곳을 누비고 있다. 영동대로 공사 현장.
역삼1동 수해 피해 복구지역.
강남구의 새 슬로건이 공개됐는데요.
최근 강남구청의 구민 대상 주요사업 선호도 조사에서 ‘행정문화복합타운’이 1위로 꼽혔다고 하던데요.
“지금 사용하는 강남구청 청사는 행정수요를 감당하기 힘듭니다. 1975년 조달청 창고로 지어진 건물을 리모델링한 것으로 유지보수비도 많이 나가죠. 무엇보다 공간이 좁아 일부 부서가 외부 건물 4곳에 나눠져 있어 업무를 보러온 구민들의 불편이 적잖다는 민원이 이어져왔고요.
원스톱 행정서비스와 다양한 문화체육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는 행정문화복합타운 청사진을 그려나가고 있습니다. 서울시 소유인 대치동 세텍(SETEC) 부지와 현 삼성동 청사 부지를 맞교환해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데,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서울시와 협의 중입니다.”
조성명 구청장은 ‘걷고 싶은 그린 도시’를 추진하고 있다. 도심의 틈새공간을 활용해 녹색 휴식공간을 늘려나가고, 산책로도 만들고 있다.
지난달 대치동 은마 아파트가 서울시의 정비계획 심의를 통과했는데, 재건축과 관련해 추진하는 것이 있나요.
도심의 틈새공간 활용해
녹색 휴식공간 늘려나가
녹색 휴식공간 늘려나가
올해 10월 삼성동에 문을 연 ‘삼성해맞이공원’. 폐쇄 예정이었던 배수지 공간을 탈바꿈시켜 벌써 일출, 야경 명소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걷고 싶은 그린 도시’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이제 자연이 주는 치유에 주목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어요. 도심의 틈새공간을 활용해 녹색 휴식공간을 늘려나가고, 걷고싶은 산책로도 만들고 있습니다. 지난달 삼성동에 문을 연 ‘삼성해맞이공원’은 폐쇄 예정이었던 배수지 공간을 탈바꿈시킨 것이죠. 벌써 일출, 야경 명소로 입소문이 퍼지고 있습니다. 이 달엔 양재천 2∼6교 사이 도로 옆에 ‘메타세쿼이아길’(약 2.9km) 정비를 마무리 지어 더 안전하고 쾌적한 산책로로 만들었죠.”
최근 양재천 2∼6교 사이 도로 옆 ‘메타세쿼이아길’(약 2.9km)을 정비해 더 안전하고 쾌적한 산책로로 조성했다.
올 연말에는 국기원 옆 역삼문화공원을 다양한 볼거리가 있는 테마휴식공간으로 재탄생시킬 예정이다. 내년 6월쯤엔 세곡동에 ‘체육테마공원’도 문 열 계획이다. 방치돼 있던 돌산공원 부지를 구에서 매입해 공사 중이다. 축구장, 다목적구장 등과 함께 600m 순환형 산책로가 조성돼 누구든 즐겨 찾을 수 있다.
‘수치’보다 ‘가치’ 만드는
리더 되는 게 목표
리더 되는 게 목표
강남노인종합복지관에 마련된 ‘강남 메타버스체험관’. 가상현실, 증강현실 등 디지털 체험을 제공해 호응이 높다. 특수고글을 착용하고 의자에 앉으면 가상세계 속 숲이나 바닷가를 거닐 수 있다.
‘스마트’ 복지는 무엇인가요.
“노년층과 장애인을 비롯한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추진해나가고 있습니다. 최근 강남노인종합복지관에 ‘강남 메타버스체험관’을 마련해 가상현실, 증강현실 등 디지털 체험을 제공하는데, 어르신들의 호응이 높아요. IT기기 사용법을 알려주는 디지털 배움학교도 운영 중이죠. 또한 저소득 중증장애인 150여 가구를 대상으로 일상 복귀를 돕고 보호자의 돌봄 부담을 더는 스마트홈 조성사업을 연말까지 진행할 예정입니다. 내년에는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이나 장애인을 위해 비대면 복지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스마트 복지관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죠.”
끝으로, 조 구청장에게 리더로서 목표가 무엇인지 물었다. 그는 “수치보다 가치를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답했다.
“이제 양적인 팽창보다는 삶의 가치를 높여주는 리더가 필요한 시대라고 생각해요. 강남구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생활 속 변화를 만들어가는 구청장이 되겠습니다.
계수미 전문기자 soomee@donga.com
사진/강남구청 제공
동아일보 골든걸 goldengir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