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걸 생명존중 연중 캠페인 “사지 말고 입양하세요” ‘팅커벨 프로젝트’ 황동열 대표
유기견 입양에 적극적인 황동열 대표. 황 대표는 직접 입양한 유기견 10마리와 함께 지내고 있다.
황동열(55) 대표는 유기견 입양 홍보대사로 통한다. 10년 전 갑작스레 부모를 잃고 방황의 시간을 보냈지만, 유기견 두 마리를 입양하며 새 삶을 살게 됐다. 유기견을 입양해 함께 살며 느끼는 행복이 얼마나 큰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새 가족을 만난 유기견의 기쁨이야 말해 무엇할까. 황 대표는 입양의 장점을 하나 더 보탰다. 그는 “한 아이가 입양을 가면 다른 아이를 구조해와 자리를 채운다”며 “구조하고 돌볼 수 있는 유기견의 숫자는 제한돼 있는데 입양을 계속 보냄으로써 더 많은 생명을 구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입양센터의 수용 공간을 늘려주는
3개월 임시보호제도
3개월 임시보호제도
팅커벨 프로젝트 회원들이 참여하는 입양센터 유기견 산책 봉사 활동. 산책 봉사는 주말과 공휴일에 가능하며, 온라인 카페인 팅커벨 프로젝트 커뮤니티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한 해 버려지는 유기동물은 13만 마리 이상이다. 이들은 지자체 보호소에 잠시 머무를 수 있지만, 지자체의 의무 보호 기간은 고작 열흘이다. 이 기간 동안 입양되지 않으면 결국 안락사 대상이 된다. 팅커벨 프로젝트는 이렇게 안락사 위기에 놓인 유기견을 구조하는 일을 한다. 한 달 평균 20마리의 유기견이 팅커벨 프로젝트를 통해 새 가족을 만난다.
“품종견, 소형견, 나이 어린 유기견은 대체로 빨리 입양되는 편이에요. 저희는 입양 선호도가 낮은 믹스견이나 노견, 치료가 필요한 아이들을 데려와 돌보고 입양을 보내죠.”
“2013년 구조된 온화는 학대 후유증으로 입질이 심해 두 번이나 파양 당했어요. 하지만 꾸준히 훈련 치료를 하며 기다린 끝에 2018년 좋은 가족을 만날 수 있었죠. 2014년 구조된 모종이, 2016년 구조된 보송이는 대형견이라 입양이 쉽지 않아요. 아직도 저희와 함께 생활하고 있죠. 하지만 입양을 포기하지는 않습니다. 꼭 가족을 만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거예요.”
좀 더 많은 유기견 구조를 위해 황 대표는 ‘3개월 임시보호제도’를 도입했다. 입양센터에서 수용할 수 없는 유기견은 팅커벨 프로젝트 회원, 또는 임시보호에 관심 있는 가정에 맡기는 방식이다. “가정에서 임보하는데 필요한 병원비와 사료, 용품은 모두 팅커벨 프로젝트에서 지원합니다. 현재 20마리를 가정에서 임보 중이죠. 임보하는 분들이 입양을 적극 홍보해주시기도 하고, 정이 들어 직접 입양하는 경우도 많아요.”
동물 구조는 소중한 생명을 살리는 일,
인생의 보람과 행복 찾아
인생의 보람과 행복 찾아
매월 마지막 주 일요일에는 중대형견의 산책 봉사가 진행된다.
도움이 필요한 유기견을 직접 구조하는 일도 하는데, 방식이 조금 독특하다. 동물 구조 여부를 팅커벨 프로젝트 회원들과 함께 결정한다. 최초 신고자는 구조 요청을 하며 50만 원의 후원금을 약속하고, 구조에 동의하는 회원은 1만 원 이상을 후원한다.
“구조 요청을 하는 분들이 많지만, 모두 수용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요. 최초 신고자와 구조에 동의한 분들이 경제적 부담을 나누며 유기견에 대한 책임을 나눠 갖도록 했어요.”
황 대표는 유기견에게 가족이 생겨 즐겁게 생활하는 것을 보면 벅찬 감동이 밀려온다고 말한다. “유기견 구조를 하기 전에는 헬스 트레이너로 일했죠. 그땐 제 건강이나 즐거움만 생각했는데 이젠 가엽고 소중한 생명을 살리는 일이 더 중요해졌어요. 시간이나 경제적 여유가 있던 이전보다 지금이 훨씬 더 보람 있고 행복합니다. 좀 더 많은 유기견이 가족을 만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노력할 거예요. 2024년에는 대형견 전용 쉼터를 열 예정이고, 지방의 작은 유기견 보호소들이 꾸준히 유지될 수 있게 후원도 할 계획입니다. 근본적으로 유기견들이 줄어들 수 있도록 동물보호법 개정에도 힘을 보태고 싶어요.”
‘맞춤영양’ 반려동물 사료 브랜드 로얄캐닌에서
팅커벨 프로젝트에 소정의 반려견 사료를 지원해드렸습니다.
글/박해나(생활 칼럼니스트)
사진/팅커벨 프로젝트 제공
동아일보 골든걸 goldengir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