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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절감 돕는 스마트조명제어시스템[기고/김유신]

입력 | 2022-11-29 03:00:00

김유신 한국광기술원 책임연구원


“불 좀 끄고 다녀요∼.”

거의 매일 집에서 아내에게 하는 말이다. 아내는 이상하게 다용도실이나 화장실 등을 들어갔다 나올 때 전등을 끄지 않는다. 그 이유 때문인지 몰라도 매달 관리비 고지서의 전기사용량은 가구 평균보다 10% 이상 높게 나온다. 아내는 매번 관리비가 많이 나온다고 불평을 하면서도 나의 잔소리에 “본 사람이 끄면 되잖아요”라고 퉁명스럽게 답하곤 한다.

사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전기를 아낄 수 있는 가장 쉽고 간편한 방법 중 하나가 조명 사용을 줄이는 것이다. 냉장고나 TV, 세탁기, 전기밥솥 같은 가전제품에서 에너지를 아끼는 방법은 고효율 제품을 구매하는 것 외에는 딱히 뾰족한 방법이 없다. 성능이 좋고 효율이 높은 신제품이 나온다고 해도 사용하고 있는 제품이 고장 나기 전까지는 바꾸기가 쉽지 않다. 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가전제품 사용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것 또한 만만치 않다.

우리는 생활 속에서 24시간 조명을 사용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명기구 한 개의 소비전력은 작지만 오랜 시간 동안 여러 개의 조명기구를 사용하기 때문에 전체 전력소비량에서 조명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높은 편이다.

이에 반해 일상생활에서 조명 사용을 줄이는 방법은 생각보다 많고 쉽다. 기본적으로 불필요한 조명은 소등하면 된다. 복도나 화장실 등에 사람이 없는 상황에서도 조명이 항상 켜져 있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햇빛이 잘 들어오는 창이 설치돼 있는 공간이나 창가는 햇빛에 의해 공간이 밝다 보니 조명을 켜거나 끄더라도 큰 차이를 못 느낀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불필요한 조명을 끄거나 밝기 조절을 통해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

조명을 직접 끄거나 밝기 조절을 하는 것이 귀찮은 일로 치부되곤 한다. 이러한 귀찮은 일을 자동으로 해결해주는 ‘스마트조명제어시스템’ 기술이 개발됐다. 스마트조명제어시스템은 재실감지센서, 광센서 등 다양한 센서를 이용해 조명의 켜짐과 꺼짐 및 밝기를 자동으로 적절하게 제어해 에너지 절감을 도와준다. 특히 외부에서 유입되는 햇빛의 광량에 따라 밝기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광센서 조광제어시스템의 경우는 조명에너지를 최대 50%까지 절약할 수 있다.

이러한 스마트조명제어시스템은 기존 형광램프 대비 약 50∼70%(LED 조명 대비 30∼50%) 이상의 에너지 절감 효과를 실현할 수 있다. 에너지 절약뿐만 아니라, 다양한 공간이나 상황에 따라 능동적으로 실시간 적합한 밝기와 쾌적한 조명 환경을 구현할 수도 있다.

현재 세계적으로 에너지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전기 절감은 온실가스 감축에 가장 효과적이고 그 기여도가 매우 크다. 스마트조명제어시스템 보급을 위한 정부의 다양한 활동과 지원 정책을 통해 스마트조명제어시스템 보급이 활성화되기를 기대해본다.





김유신 한국광기술원 책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