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 연말연시 자금시장 안정조치 착수 “公기관 채권 발행 줄이고 분산”
정부가 자금 시장 안정을 위해 12월 국고채 발행 물량을 6조 원 가까이 축소하고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를 5조 원 규모로 추가 조성한다. 또 은행 예대율(예금 대비 대출금 비율) 규제를 추가로 완화해 시중에 8조5000억 원가량의 유동성을 공급할 방침이다.
정부는 28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의 시장 안정 조치를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달 초 3조 원 규모의 채안펀드를 조성한 데 이어 5조 원을 추가 조성하기 위해 금융사를 대상으로 2차 자금 납입 요청(캐피털콜)을 하기로 했다. 회사채, 기업어음(CP) 등을 직접 매입하는 데 채안펀드가 하루 700억∼1000억 원가량 소진되고 있어 미리 자금을 준비해 놓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앞서 10월 ‘50조 원+α’ 유동성 공급 대책에서 채안펀드를 총 20조 원 규모로 조성한다는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은행권을 대상으로 예대율 규제도 추가로 완화한다. 소상공인시장진흥기금 대출 등 정부 자금을 재원으로 하는 대출 11종류를 예대율 산정에서 제외하기로 한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은행들의 기업대출 여력이 확대돼 8조5000억 원가량의 신규 자금이 추가 공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또 채권 시장 부담을 줄이기 위해 다음 달 국고채 발행 물량을 9조5000억 원에서 3조8000억 원으로 줄이기로 했다. 시중자금을 빨아들이고 있는 한국전력, 한국가스공사 등 공공기관 채권도 발행 물량을 축소하고 발행 시기를 분산한다. 추 부총리는 “국내 자금 시장 불안이 점차 진정되는 모습이지만 단기자금 시장을 중심으로 여전히 어려움이 있다”며 “연말까지 금융 시장 변동성이 재차 확대될 가능성이 있어 위험 요인을 면밀히 살피겠다”고 했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박상준 기자 speak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