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컨슈머가 온다]〈7〉MZ직원에 전권 준 롯데쇼핑
‘기획부터 실행까지’ 실험 강화… “한번 해봐”했더니 히트상품 탄생
‘이색 체험-미닝아웃’ 집중 공략… “MZ 몰리고 브랜드 매력도 높여”
롯데백화점은 재미, 감동, 몰입도를 높여야 성공하는 뉴컨슈머 시대 오프라인의 법칙을 강화하며 ‘팝업의 성지’로 자리매김 중이다.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에서 최근 선보인 아이스크림 브랜드 ‘하겐다즈’ 체험형 팝업 매장. 롯데쇼핑 제공
롯데마트 광고마케팅팀은 올 초부터 ‘관심급구’란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구애 대상은 새롭게 출현한 소비자, 이른바 ‘뉴컨슈머’다. 이들의 마음을 가장 잘 읽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사원 두 명이 자발적으로 아이디어를 내서 기존 대형마트에선 찾기 힘들던 실험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올해 4월 동묘 와인바 팝업 레스토랑이 대표적이다. 대형마트는 가족 단위로 간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차별화된 경험에서 즐거움을 찾는 이들을 겨냥했다. 블라인드 방식으로 마트 와인을 선보여 알음알음 찾아온 MZ세대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8월엔 강원 양양 서피비치에서 수박 팝업 매장을 열고 ‘수박바’ 등 재밌는 형태로 제품을 선보였다. 소비자가 마트에 올 때까지 기다리는 게 아니라 소비자가 있는 현장에 찾아간다는 역발상에서 출발했다.
새로운 경험과 의미 발견을 소비의 기준으로 삼는 뉴컨슈머 시대 소비자에 대한 정확한 이해는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한다. 롯데쇼핑은 MZ 사원들이 주도하는 기발한 프로젝트를 늘려 젊은 소비자들을 잡고 ‘팝업의 성지화’ 등 공간의 재미를 극대화시키는 전략으로 뉴컨슈머들을 공략하고 있다.
○ MZ 직원 전권 발탁에 ‘미닝아웃’ 상품 강화
친환경, 사회적 소비 등에 대한 뉴컨슈머의 관심도 상품 개발과 구매 전반에서 중요한 요소가 됐다. 기업들은 같은 설문에서 MZ세대 소비 기준이 가성비를 넘어 주로 재미·흥미, 트렌드, 환경, 젠더 같은 ‘미닝아웃(Meaning out)’에 있다고 봤다.
롯데쇼핑은 이를 반영해 2021년 선보인 제타플렉스점에서 유통업계 최초로 ‘아쿠아포닉스’(농수융합) 방식으로 재배한 채소를 판매 중이다. 아쿠아포닉스는 물고기를 키우며 발생한 유기물로 채소를 재배하고, 정화된 물을 사육수로 다시 환원하는 친환경 기술이다.
○ ‘팝업의 성지화’로 뉴컨슈머 잡기
이커머스 시대 오프라인 매장은 판매·마케팅 공간을 넘어 이색 체험, 즐거움, 감동을 주는 공간이어야 뉴컨슈머의 발길을 모을 수 있게 됐다. 글로벌 컨설팅사인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매장 내 엔터테인먼트나 다른 고객들과 유대감을 형성한 경험이 브랜드 매력도를 높이는 데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쇼핑은 공간에 엔터테인먼트적 요소를 결합해 나가고 있다. 특히 롯데백화점 잠실점은 ‘팝업의 성지화’를 목표로 인증샷을 불러일으키는 대형 팝업 스토어를 수시로 선보이고 있다. 6월 잠실 롯데월드몰에서 선보인 테니스 팝업 매장 ‘더 코트’에는 10일간 약 20만 명이 다녀갔다. 같은 기간 롯데백화점 스포츠 매출은 전년 대비 25% 이상 늘었다. 5월 강렬한 레드 인테리어로 꾸며진 잠실점 ‘발렌티노 뷰티’ 팝업 역시 인증샷 명소로 입소문이 났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온라인 소비가 발달할수록 오프라인은 불확실성이란 재미와 놀라움을 선사해 ‘꼭 가야 할 이유’를 만들어 줘야 한다”며 “소비자 몰입도를 높이는 다양한 팝업스토어나 자연 친화적 설계, 체험 콘텐츠를 강화한 롯데프리미엄아울렛 타임빌라스 등은 오프라인 전략을 잘 구사했다”고 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