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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쓰고 오버헤드킥까지…빛바랜 ‘캡틴’ 손흥민의 투혼

입력 | 2022-11-29 00:09:00


한국 축구대표팀 ‘캡틴’ 손흥민(30·토트넘)이 마스크를 쓰고 오버헤드킥까지 시도하는 투혼을 발휘했지만, 월드컵 2차전 징크스에 또 한 번 고개를 숙였다.

손흥민은 28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가나와의 2022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에 선발로 나와 풀타임을 뛰었지만, 한국의 2-3 패배를 막진 못했다.

지난 24일 우루과이와 1차전에서 0-0으로 비긴 한국은 1무1패(승점 1)를 기록하며 16강 진출이 불투명해졌다.

한국은 12월3일 오전 0시 같은 장소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이끄는 포르투갈과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이번 대회 개막을 보름여 앞두고 왼쪽 눈 주위가 골절되는 부상을 이겨내고 세 번째 월드컵에 나선 손흥민은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격했다. 지난 우루과이전에 이어 2경기 연속 선발이다.

이날도 손흥민은 소속팀 토트넘에서 준비해온 검은색 마스크를 착용하고 그라운드를 누볐다.

손흥민은 부상 이후 첫 실전이었던 우루과이전보다 과감한 몸놀림을 선보였다.

한국의 코너킥 전담 키커로 날카로운 킥을 여러 차례 선보였고, 측면에서 활발한 돌파로 팀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전반 19분에는 크로스가 날아오자 상대 페널티박스 안에서 몸을 공중에 띄워 킥하는 오버헤드킥을 시도하기도 했다.

비록 영점 조준이 되지 않아 슛으로 연결되지 않았지만, 이전과는 달라진 모습이었다.

하지만 경기 주도에도 득점에 실패한 한국은 반격에 나선 가나에 연속 실점하며 끌려갔다.

제대로 된 공격 기회를 잡지 못하던 가나는 전반 24분 세트피스 찬스에서 조던 아예우(크리스탈 팰리스)가 크로스를 올렸고, 이후 혼전 상황에서 문전에 있던 모하메드 살리수(사우샘프턴)가 왼발로 차 넣었다.

이어 전반 34분에도 조던의 얼리 크로스를 모하메드 쿠두스(아약스)가 헤더로 꽂아 넣었다.

순식간에 두 골을 내준 한국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손흥민이 전반 43분 역습을 시도했으나, 상대의 협공 수비에 막혔다.

가나는 손흥민과 같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브라이튼에서 뛰는 측면 수비수 타리크 램프티가 손흥민을 끈질기게 따라붙었고, 역시나 레스터 시티의 센터백 다니엘 아마티까지 가세해 손흥민에게 공간을 허용하지 않았다.

부상에도 투혼을 발휘한 캡틴의 헌신에 벤투호도 후반에 다시 힘을 내기 시작했다.

나상호(서울)에 이어 이강인(마요르카)을 교체 투입하며 변화를 준 한국은 후반 13분과 16분, 3분 사이 조규성(전북)이 헤더로만 두 골을 뽑아내며 순식간에 스코어를 2-2로 만들었다.

손흥민은 조규성의 동점골 과정에서 측면으로 상대 수비수를 유인한 뒤 김진수(전북)에게 완벽한 크로스를 기회를 제공했고, 이게 골까지 연결됐다.

하지만 한국은 분위기를 살리지 못하고 후반 23분 쿠두스에 추가 실점해 2-3으로 다시 리드를 내줬다.

손흥민은 강하게 손뼉를 치며 동료들을 다독였고, 다시 뛰기 시작했다.

후반 28분에는 상대 중앙 지역에서 돌파를 시도하다 램프티의 거친 태클에 걸려 넘어졌다. 그라운드를 몇 바퀴나 구를 정도로 큰 충격을 받았지만, 털고 일어났다.

계속해서 골을 노렸지만, 마무리가 아쉬웠다. 후반 39분에는 상대 박스 안으로 쇄도하며 오른발 논스톱 슛을 시도했으나, 공이 헛맞으면서 뒤로 흘렀다.

카타르 입성 후 열흘 넘게 마스크를 쓰고 훈련해왔지만, 시야에 방해를 받는 건 분명했다.

또 후반 추가시간에도 상대 박스 안 왼쪽 지역에서 수비수를 두 명 앞에 두고 오른발 슛을 시도했지만 무산됐고, 관중석에선 탄식이 쏟아졌다.

결국 기대했던 손흥민의 월드컵 통산 4호골은 터지지 않았고, 벤투호도 웃지 못했다.


[알라이얀(카타르)=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