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5%서 1.9% 안팎 제시할 듯… 국내외 주요기관은 일찌감치 조정 세수 전망은 수정 않겠다는 입장… 경기침체 대비 추경카드 꺼낼수도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에서 두 번째)이 28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선 부동산 규제 추가 완화와 채권시장안정 대책 등이 논의됐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국내외 주요 기관이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1%대로 하향 조정하는 가운데, 정부도 1%대 후반으로 성장률을 제시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세계 주요국의 경기 둔화, 무역적자 장기화, 부동산 경기 하락 등이 한국 성장률을 끌어내리는 주된 요인으로 분석된다.
28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기재부는 다음 달 하순에 내년 경제정책 방향과 경제전망을 발표하면서 내년 경제성장률을 1%대 후반 혹은 2%대 초반으로 하향 조정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1%대 성장률은 한국 경제가 인플레이션 같은 부작용 없이 성장할 수 있는 한계치인 잠재성장률(약 2%)보다 더 낮다. 이 같은 저성장은 주식과 부동산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기업의 투자 위축, 그로 인한 고용난 등 경기를 악순환에 빠뜨릴 수 있다.
○ 성장률 하향 조정은 기정사실
그 결과 국내외 주요 기관은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을 일찌감치 1%대로 하향 조정하고 있다. 심지어 일본계 투자은행 노무라증권은 28일 한국이 내년에 ―0.7%로 역성장할 것이란 최악의 전망치를 내놓기도 했다.
정부는 ‘정책 의지’를 반영해 다른 기관보다 성장률을 높게 전망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시장에선 정부가 1.9% 안팎으로 내년 경제성장률을 제시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분석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 입장에서 정책 효과를 통해 0.1%포인트 내외로 성장률을 인위적으로 올릴 순 있지만, 현 정부가 물가를 감안해 무리해서 2%대 성장률을 제시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 세수 전망은 현상유지
경제 전문가들은 정부가 내년에 경기 침체 대비책으로 추경 카드를 꺼내 들 수 있다고 전망한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새 정부가 건전재정 기조로의 전환을 예고했지만, 경기 침체 대응책이 마땅하지 않은 상황에서 남은 카드는 재정 투입 외엔 없어 보인다”며 “물가 안정 시기에 맞춰 재정에 큰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추경 카드를 꺼내 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세종=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