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마다 품절대란을 빚는 특급호텔의 크리스마스 케이크가 올해 10만 원을 훌쩍 넘는 등 가격이 더욱 치솟았다. 원재료비 상승과 치열해진 업계 경쟁 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29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웨스틴 조선 서울이 이번 연말 선보인 ‘위싱 트리’ 케이크는 14만 원에 달한다. 지난해 비슷한 컨셉트로 제작됐던 트리 모양 케이크 2종이 각각 9만9000원, 12만5000원이었던 데 비해 각각 41%, 12%씩 오른 가격이다. 10만 원을 훌쩍 넘는 가격에도 다음달 24~25일 네이버 예약 물량은 마감돼 전화 주문 물량만 남아있는 상태다. 이외 가장 저렴한 리스 모양 케이크가 8만5000원, 산타 케이크가 11만5000원에 판매된다.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는 이번 시즌 크리스마스 선물 모양 케이크를 12만50000원에 판매한다. 지난해 선보인 보물상자 초콜릿 케이크(4만8000원)의 2.6배에 달하는 가격이다. 롯데호텔 서울은 최근 과자집 형태 ‘베어 쇼콜라 하우스’를 12만 원에 선보였다. 지난해 판매했던 동일 상품(9만 원)대비 25% 오른 가격이다. ‘노엘 케이크’ 가격도 15.3% 상승했다.
호텔 케이크 가격이 줄줄이 오른 덴 1년 새 치솟은 원재료비와 매년 치열해지는 업계 경쟁 등이 영향을 미쳤다. 조선호텔앤리조트 관계자는 “호텔 케이크는 발로나 초콜릿 등 최고급 재료만을 사용하는데 원재료비가 지난해보다 1.5배 이상 급등했다”며 “특히 올해 케이크 디자인이 화려해지면서 크림 등 재료가 더 많이 투입됐다”고 말했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연말마다 호텔 케이크 인증샷 열풍이 불자 ‘지난해보다 더 예쁘고 고급스럽게 만들어야 한다’는 분위기가 확산된 데 따른 것”이라고 했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