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광주에서 조류독감(AI) 방역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광주=뉴시스
환경부에 따르면 29일 기준 야생조류 폐사체와 분변 조사에서 총 57건의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이 중 54건이 고병원성 바이러스였다. 고병원성 바이러스에 걸린 조류의 폐사율은 100%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매우 많은 수준이다. 지난해 10월부터 이달 29일까지 야생조류에서 조류독감 고병원성 바이러스 검출된 건수는 9건에 불과했다. 올해의 6분의 1이다.
가금농가도 상황이 비슷하다. 가금농가에서 처음 조류독감이 발병한 것은 10월 19일 경북 예천 오리농장에서였다. 정부 관계자는 “10월에 가금농장에서 조류독감이 발병한 것은 최근 3년 내 처음”이라고 전했다. 농장 발생건수도 29일 기준 2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8건에 비해 3배 이상 많다.
발병건수에서 짐작할 수 있듯 확산 속도도 매우 빠르다. 현재 야생조류와 가금류를 포함한 조류독감 발병 지역은 경기, 강원, 충북, 충남, 경북, 경남, 전북, 전남, 제주 등 사실상 전국 전 지역이다. 정부 관계자는 “(확산 추이가) 유례없는 수준이라고 봐도 무방하다”고 전했다.
인수공통감염병인 AI는 주로 조류에게서 급성을 나타낸다. 고병원성과 저병원성 바이러스가 있는데 고병원성에 감염되면 폐사율이 100%에 이른다. 조류독감은 직접 접촉에 의해 전파되는데 감염 닭의 분변 1g에는 십만 내지 백만 마리 닭을 감염시킬 수 있는 고농도 바이러스가 들어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직까지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아 가금농장에서 발병하면 모두 살처분 하는 것 외에는 전파를 막을 방법이 없다.
올해 조류독감의 빠른 확산은 비단 한국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은 24일 기준 살처분한 가금류가 5054만 마리로 2015년 이후 올해가 가장 많았다. 유럽에서도 5000만 마리의 가금류가 살처분됐다. 이웃나라 일본에서도 유례없이 빨리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발견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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