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영 용산구청장이 18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 경찰청 이태원 참사 특별수사본부에 출석하고 있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 부실 대응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29일 오전 박희영 용산구청장을 다시 불러 조사했다. 박 구청장 소환 조사는 이번이 세 번째다.
특수본이 입건한 피의자 가운데 세 차례나 소환 조사를 벌인 건 현재로선 박 구청장뿐이다. 박 구청장은 29일 오전 10시 특수본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조사받고 있다. 박 구청장은 18일 첫 조사를 받은 뒤 열흘 만인 28일에도 재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마포수사청사 건물에 부착된 이태원 사고 특별수사본부 현판
특수본은 주요 피의자 조사를 마치는 대로 이들에 대한 신병 처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구속영장 신청 대상으로는 세 차례 소환 조사를 받은 박 구청장을 비롯해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 최성범 용산소방서장 등이 거론된다. 특수본은 이 전 서장과 최 서장, 류미진 전 서울경찰청 인사교육과장을 이미 두 차례 불러 조사했다.
김동욱 특수본 대변인은 28일 브리핑에서 “도주 우려뿐 아니라 증거인멸 우려가 있는 경우에도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피의자 대다수가 공무원 신분인 만큼 도주 우려보다는 증거인멸 우려가 있는 피의자를 중심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내부 문건 삭제를 지시한 혐의(증거인멸교사)를 받는 박성민 전 서울경찰청 공공안녕정보외사부장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을 우선 검토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모 용산소방서 현장지휘팀장도 29일 오후 특수본에 재소환돼 피의자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이 팀장은 참사 현장에서 어떤 구조 조치를 취했는지에 대해 집중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채연 기자 yc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