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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중증 발달장애인 24시간 돌봄 추진…낮 활동 지원도 확대

입력 | 2022-11-29 15:23:54


정부가 발달장애인에 대한 돌봄 지원 확대를 골자로 하는 ‘발달장애인 평생돌봄 강화대책’을 발표했다. 주간활동서비스 확대 등 진전된 내용이 포함됐지만, 복지 서비스 제공 기관과 같은 인프라 부족에 대한 해법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기일 보건복지부 제1차관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발달장애인 평생돌봄 강화대책 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 주간활동서비스 확대하지만 제공기관 아직 부족
보건복지부는 29일 장애인정책조정실무위원회를 통해 발달장애인 평생돌봄 강화대책을 심의 및 의결했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내년부터 발달장애인에 대한 주간활동서비스를 확대할 방침이다. 주간활동서비스란 지역 복지관 등에서 만 18~64세 발달장애인에게 낮 시간동안 운동, 음악, 미술 활동 등을 제공하는 복지 서비스다.

올해 기준으로 주간활동서비스는 단축형, 기본형, 확장형 등 총 3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발달장애인은 3가지 유형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단축형은 하루에 최대 4시간, 기본형과 확장형은 각각 5시간 반, 7시간 반의 서비스를 받는 것이다. 내년부터는 단축형이 사라진다. 기본형과 확장형의 서비스 제공 시간은 각각 6시간과 8시간으로 늘어난다.

현재 발달장애인이 주간활동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활동지원서비스’ 이용 가능 시간이 차감되는 구조인데 정부는 이 차감 폭도 줄이기로 했다. 활동지원서비스란 장애인 활동지원사가 만 6~64세 장애인의 일상생활을 지원하는 서비스다. 정부는 주간활동서비스와 활동지원서비스를 동시에 이용할 경우 중복 혜택이라는 이유로 시간을 일부 차감해왔다. 올해 기준 주간활동서비스 기본형을 선택하면 활동지원서비스를 22시간 차감했고, 확장형은 56시간을 차감했다. 내년부터 기본형은 차감 시간이 사라지고 확장형은 22시간으로 차감 시간이 줄어든다.

자료: 보건복지부


차감 시간 축소는 발달장애인의 부모들이 그동안 꾸준히 요구해오던 것이다. 윤종술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대표는 “활동지원서비스 이용시간 차감될수록 짧은 시간동안 활동지원을 하겠다고 나서는 활동지원사를 구하기가 매우 힘들었다”며 “차감 시간 축소는 고무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주간활동서비스 제공기관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7월 기준 전국 229개 시군구 중 30개 시군구에 주간활동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이 없다. 경기 여주시와 오산시에는 만 18~64세 발달장애인이 각각 694명, 658명 살고 있지만 서비스 제공기관이 한 곳도 없다. 거주지 인근에 서비스 제공기관이 없다면 서비스를 받고 싶은 발달장애인은 다른 지역으로 ‘원정’을 갈 수밖에 없다. 

발달장애인의 부모가 자녀를 살해한 뒤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비극도 계속 이어지자 복지부는 ‘부모 상담 지원 사업’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지원 대상이 올해 약 500명 규모였는데 내년부터는 2배로 늘리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 부모상담을 제공하는 기관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이 복지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79개 시군구에는 부모 상담 제공 기관이 단 한 곳도 없었다.

강 의원은 “지역 간 발달장애인 서비스 제공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현실적인 인프라 구축 계획’이 담기지 않은 이번 대책은 속 빈 강정에 불과하다”며 “발달장애인이 어디에 살든 차별 없는 지원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세심한 서비스 전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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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2024년 6월까지 장애의 정도가 심한 ‘최중증 발달장애인’에 대한 24시간 통합돌봄 지원 체계를 만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내년 중에 최중증의 정의와 기준을 마련하고 특화 서비스를 개발할 계획이다.

국내 발달장애인 수는 지난해 말 기준 25만5000명이다. 이 가운데 몇 명이 24시간 통합돌봄의 혜택을 받을 수 있을지는 ‘최중증’ 기준 설정에 달려있다. 정부는 앞서 ‘2021년 발달장애인 실태조사’ 연구자료를 분석해 최중증 발달장애인의 규모를 약 1만2000명으로 추정한 바 있다. 모든 일상생활에 지원이 필요하고 의사소통이 거의 불가능하며 도전적 행동이 잦은 발달장애인을 집계한 수치다.

장애인 복지 현장에서는 현재 정부가 잠정적으로 추정한 최중증 발달장애인의 규모가 지나치게 작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기일 복지부 제1차관은 “최중증의 기준에 대해서는 아직 지표가 마련되지 않았다”며 “지표를 개발하고 학계 및 장애계와의 소통을 통해서 합리적인 안을 만들어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소영기자 k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