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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지·방정식·알파카”…당국 탄압 맞서 창의적 시위하는 중국인들

입력 | 2022-11-29 17:33:00


중국 곳곳에서 코로나19를 철저히 봉쇄하는 ‘제로 코로나 정책’에 대한 시민들의 시위가 확산되는 가운데, 중국의 시위자들이 검열을 피하기 위해 정치적 발언을 할 수 있는 창의적인 수단을 사용한다고 가디언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시위자들은 오랜 기간의 가혹한 봉쇄, 우루무치 공장 노동자들의 죽음, 그리고 그들이 말할 수 없는 검열에 대한 반대의 물결을 일으키며, 백지, 수학 방정식, 심지어 알파카 등 정부의 코로나 제로 조치에 대한 분노를 표현할 창의적인 방법을 찾았다.

지난 주말부터 상하이, 베이징을 포함한 중국 전역의 도시로 확산된 이례적인 시위는 경찰과의 충돌을 포함한 시민들의 불복종 행위로 특징지어졌다.

시위에서 가장 널리 사용된 상징은 백지였다. 그것은 검열을 상징하며, 일부 트위터 사용자들이 지적하는 것처럼 지난주 신장 우루무치에서 공장 노동자 10명의 죽음을 언급하는 것으로 읽힐 수도 있다. 중국에서는 흰색이 장례식에 사용되는 색이다.

다른 사람들은 시트에 텍스트와 기호를 넣었다. 시위대의 한 그룹은 우주의 팽창 속도를 측정하는 프리드먼 방정식(Friedman equation)을 인쇄했다. 방정식 이름인 프리드먼은 “해방된 사람(Freed man)”이라는 단어처럼 들린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홍콩 민주화 운동가 네이선 로는 트위터에 프리드먼 방정식을 이용한 항의 시위 사진을 게시했다.

그는 “엘리트 학교 칭화대 학생들은 프리드먼 방정식으로 항의했다. 이 방정식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전혀 모르지만 중요하지 않다. 그 발음은 ‘자유로운 남자(자유인)’와 유사하다. 지능적으로 표현하는 화려하고 창의적인 방법이다”라고 썼다. 네이선 로의 트위터 게시물은 8100회 이상 리트윗(공유)됐다.

또 다른 시위자는 빨간색 배경에 느낌표를 들고 있었다. 이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없을 때 중국 모바일메신저 위챗(WeChat)에서 사용하는 기호(표시)라고 한다.

한 여성은 우루무치 길을 따라 알파카 세 마리와 함께 걸었는데, 이는 인터넷 검열관들을 피하고 놀리기 위해 발명된 가장 초기의 시위 밈 중 하나를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돼왔다. 즉, 잔디 진흙 말 또는 알파카의 한 종으로 추정되는 카오니마(Cao Ni Ma)는 중국어로 “엄마를 엿먹이라”라는 모욕적인 뜻을 가진 동음이의어다.

중국의 인터넷 검열이 더욱 엄격해진 2009년, 바이두 이용자들은 답답함을 표현하는 방법으로 알파카, 즉 ‘잔디 진흙 말’ 사진을 올렸다.

다른 시위참가자들은 반대의 메시지를 외칠 만큼 용감한 행동을 보였다. 베이징에서 경찰이 시위대에게 “더 이상 봉쇄 금지”를 구호하지 말라고 요청하자, 시위대는 대신 “더 많은 봉쇄!”, “코로나 테스트를 하고 싶어요!”라는 구호를 외쳤다. 즉 반어법을 쓴 것이다.

이에 대해 중국 언론인 토니 린(林東尼)은 트위터에 “이 용감한 노력은 무기화된 소극적 공격성(weaponized passive aggressiveness)이라는 최고의 중국 지혜를 함축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 저장성(浙江省)에서는 한 젊은 여성이 흰 종이를 들고 입을 검은 테이프로 막은 채 두 손을 쇠사슬로 느슨하게 묶은 채 길을 걷는 침묵시위로 중국 정부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