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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SK온과 협력… 美 전기차 시장 파트너 찾기 속도

입력 | 2022-11-30 03:00:00

2025년 美 전기차 공장 가동
SK온과 배터리 공급 업무협약
IRA 대응 배터리 합작사에 관심
SK온-LG엔솔 모두 협력 나설듯




현대자동차그룹과 SK그룹의 배터리 전문 계열사 SK온이 미국 전기차 시장 공략을 위해 손을 맞잡기로 했다. 2025년 상반기(1∼6월) 미국 전기차 신공장 가동을 목표로 하는 현대차그룹이 배터리 공급 파트너 찾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그룹과 SK온은 29일 북미 전기차 배터리 공급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을 통해 2025년 이후 현대차그룹의 미국 내 주요 전기차 공장에 SK온이 배터리를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양사는 공급 물량과 시점, 협력 형태 등 구체적인 내용은 추후 논의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 EV사업부장 김흥수 부사장은 “양사가 안정적인 배터리 공급을 바탕으로 전기차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미국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에 세워지는 전기차 전용 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기공식을 열었다. 이 공장은 현대차, 기아, 제네시스 브랜드 전기차를 연간 30만 대 생산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HMGMA를 거점 삼아 2030년 미국에서 전기차 84만 대를 포함해 글로벌 시장에서 323만 대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HMGMA 건설 일정이 공개되면서 북미 지역에서 판매되는 현대차그룹 전기차에 장착될 배터리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정부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중국산 배터리 비중을 낮춰야 하는 완성차 업체들은 최근 한국 배터리 제조사와의 합작사 설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그룹 역시 HMGMA 인근에 배터리셀 공장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으나, 현재까지도 합작사 파트너가 확정되지 않았다.

당장 국내 배터리 제조사인 SK온과 LG에너지솔루션이 합작사(조인트벤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SK온은 이미 조지아주에 배터리셀 공장을 가동하면서 현대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6, 기아 EV6 등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인도네시아에서 현대차와 배터리 합작사를 설립하며 협력 관계를 다져오고 있다.

자동차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특정 회사 배터리에만 의존하지 않도록 공급망 다변화 정책을 기조로 삼고 있어 양사 모두와 협력에 나설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2030년 전기차 판매량 83만 대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약 60GWh(기가와트시)의 배터리 양산이 이뤄져야 하는데, 통상 배터리셀 공장 1곳의 생산량은 20GWh 수준이다. 단순 계산만으로도 배터리 공장 3개가 필요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