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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쿠르드계 무장단체 공격할 지상군 투입 임박

입력 | 2022-11-30 03:00:00

이스탄불 폭발 사고 배후로 지목
“시리아 진입 에르도안 결단만 남아”




튀르키예(터키)가 쿠르드계 분리주의 무장단체를 공격하기 위해 지상군 투입 채비를 거의 마쳤으며 조만간 공격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8일 보도했다. 로이터는 복수의 당국자를 인용해 이같이 전하며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사진)의 결단만 남았다고 보도했다.

한 튀르키예 당국자는 로이터에 “우리 무장군이 며칠만 더 있으면 시리아 투입을 위한 준비를 마칠 예정”이라며 “시리아 내 친(親)튀르키예 반군들도 13일 이스탄불 폭발 사고 직후 작전 준비를 마친 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작전이 시작되기까지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며 “에르도안 대통령의 명령이 떨어지는 일만 남았다”고 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튀르키예 측은 러시아와 미국에도 지상군 투입 준비 상황을 공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23일 튀르키예 공군의 공습을 받은 시리아 까미슐리의 한 탄화수소 시설에서 연기가 치솟고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이날 “(이스탄불 폭발에 이은) 쿠르드계 분리주의 무장세력의 추가 공격을 막기 위해 지상 공격을 명령할 것”이라고 밝혔다. 까미슐리=AP 뉴시스

튀르키예는 13일 발생한 이스탄불 폭발 사고 배후로 시리아 내 쿠르드계 분리주의 무장단체인 쿠르드노동자당(PKK)과 쿠르드민주연합(PYD) 등을 지목하고 이들이 거점으로 삼고 있는 시리아와 이라크 북부에 대한 공습을 이어오고 있다. 튀르키예 국방부에 따르면 이 공습으로 지금까지 200명 넘는 쿠르드계 무장단체 조직원이 사망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23일 연설에서 “공중 작전은 이제 시작일 뿐”이라며 “(쿠르드계가) 다시 공격해올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지상 공격을 명령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튀르키예의 지상군 투입이 임박하자 러시아의 알렉산드르 차이코 군사령관이 전날 시리아를 찾아 쿠르드계가 이끄는 시리아민주군(SDF) 마즐룸 압디 사령관과 회담을 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레바논에 기반을 둔 알마야딘TV에 따르면 두 사령관은 튀르키예와 쿠르드계 분리주의 무장단체 간의 확전을 막기 위한 조치를 논의했다고 한다. 러시아는 시리아 정부로부터 공군기지와 부동항 해군기지를 빌려 쓰고 있어 이 지역 내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것을 반대하는 입장이다.

하지만 SDF 관계자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튀르키예 측 입장이 반영된 협상 조건을 제시했지만 모두 거부했다. 정복자들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카이로=강성휘 특파원 yol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