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벤치 못 앉는 벤투, ‘감독 레드카드’ 1호

입력 | 2022-11-30 03:00:00

[WORLD CUP Qatar2022]
이번 대회부터 코칭스태프에도 카드
주심은 ‘툭하면 레드카드’ EPL 악명
벤투 “좋지 않은 일로 화제 돼 미안”



파울루 벤투 한국대표팀 감독(오른쪽)이 28일 가나와의 경기 후반 추가시간 한국의 코너킥 상황에서 종료 휘슬을 분 것에 항의하자 앤서니 테일러 주심이 레드카드를 내밀고 있다. 알라이얀=뉴시스


파울루 벤투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월드컵에서 레드카드를 받은 첫 지도자가 됐다.

벤투 감독은 28일 열린 가나와의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에서 2-3으로 패한 뒤 주심에게 항의하다 레드카드를 받았다. 이번 월드컵부터는 선수 외에 감독 등 코칭스태프에게도 옐로, 레드카드를 꺼내들 수 있게 됐는데 벤투 감독이 레드카드 1호가 된 것이다.

2-3으로 뒤져 있던 한국은 10분이 주어진 후반 추가시간에 동점 골을 만들기 위해 파상 공격을 퍼부었고 11분째에 코너킥을 얻었다. 그런데 주심은 코너킥 기회를 주지 않고 종료 휘슬을 불었고 이에 항의하던 벤투 감독이 레드카드를 받은 것이다.

4년 전 러시아 월드컵 때까지는 선수들에게만 카드를 꺼냈다. 감독, 코치에게는 구두로 경고하거나 퇴장을 명령했다. 축구규칙 개정 기관인 국제축구평의회(IFAB)는 2019년부터 코칭스태프에게도 옐로, 레드카드를 줄 수 있게 했고 월드컵에선 이번 대회부터 적용에 들어갔다. 감독, 코치들의 판정 항의를 엄격히 다루겠다는 의도에서다. 바뀐 규정은 심판에게 강하게 항의하는 코칭스태프에겐 옐로카드를, 이 과정에서 욕설이나 모욕적인 발언을 하면 레드카드를 줄 수 있게 했다.

벤투 감독에게 레드카드를 꺼내 든 주심은 EPL에서 활동하는 앤서니 테일러 심판인데 EPL에서도 빨간 딱지를 자주 들어올리는 것으로 축구 팬 사이에서 알려져 있다. 이번 시즌 EPL 12경기에서 레드카드 5장을 내밀었는데 경기당 0.42개로 전체 심판 평균(0.1개)과 차이가 꽤 난다.

레드카드를 받은 벤투 감독은 포르투갈과 조별리그 3차전 때 벤치에 앉을 수 없다. 관중석에서 경기를 봐야 하고 무전기 등으로 지시할 수도 없다. 벤투 감독과 대한축구협회의 계약 기간은 이번 월드컵 마지막 경기까지다. 2018년 8월 대표팀 지휘봉을 잡아 한국 축구 최장수 사령탑인 벤투 감독으로선 한국이 16강에 오르지 못하면 가나전이 벤치에서 지휘한 마지막 경기가 된다. 29일 벤투 감독은 자신의 퇴장과 관련해 “선수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좋지 않은 모습으로 화제가 돼 미안하다”고 말했다.

도하=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