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파업] 국민 일상까지 뒤흔든 화물연대 파업 유조차 수송 거부에 기름 동나… 車회사 직원들은 직접 ‘신차 탁송’ 둔촌주공 5일째 레미콘 타설 중단
화물연대 파업이 엿새째 이어진 29일 서울 한 주유소에 ‘휘발유 품절’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탱크로리(유조차) 기사들이 대거 파업에 참여하면서 재고가 소진된 주유소들은 영업 중단 위기에 빠졌고, 헛걸음을 한 운전자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뉴스1
“오토바이에 휘발유 5000원어치만 넣으면 되는데 그것도 없다고 하네요. 빨리 배달 가야 하는데….”
29일 오후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주유소에 도착한 오토바이 운전자 황병승 씨(58)는 ‘휘발유 품절’이란 안내판을 보더니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신문을 배달하는 황 씨는 전날부터 신림동 일대 주유소 3, 4곳을 전전했다고 했다. 황 씨는 “또 어디 주유소로 가야 할지 막막하다. 무슨 문제인지 하루빨리 해결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황 씨가 헛걸음을 한 주유소에서는 30분 만에 8명의 운전자가 차를 돌렸다. 주유소 관계자는 “휘발유 공급이 며칠째 안 돼 4만 L 저장 탱크 2개가 모두 동났다”고 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 파업 여파는 국민들의 일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탱크로리(유조차) 기사들이 집단 수송 거부에 나선 지 엿새째에 접어들면서 재고가 떨어진 동네 주유소들이 속출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의 유가 정보 플랫폼 ‘오피넷’에 따르면 서울 등 수도권 주유소 중 재고가 바닥난 곳은 파업 전인 23일 5곳에서 이날 오후 5시 기준 24곳으로 늘었다. 한국주유소협회 관계자는 “지난 주말 재고 부족 관련 민원이 하루 5, 6건이었는데 어제(28일)부터 10건 이상으로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화물연대 파업이 6일째 접어든 29일 서울 동작구 시내 한 주유소에 휘발유 품절 안내문이 붙어 있다. 신원건기자 laputa@donga.com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 전국 985개 건설현장 중 577개(59%) 현장에서 레미콘 타설이 중단됐다. 시멘트 출하량은 평소의 11%(2만1000t) 수준이었다. 이에 따라 레미콘도 평소의 8%만 생산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4일 0시부터 29일까지 6일간 산업계 출하 차질 금액이 1조6000억 원 이상인 것으로 집계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