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총파업이 엿새째에 접어든 29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서 오토바이 운전자가 휘발유 주유금지 안내문을 보고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 이번 총파업에는 국내 4대 정유사(SK·GS칼텍스·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 탱크로리(유조차) 기사들이 동참해 주유소 휘발유·경유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2022.11.29/뉴스1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30일 “국가경제에 심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되는 등 요건을 충족한다면 2차로 업무개시명령에 들어갈 수도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앞선 29일 국무회의에서 시멘트 분야 운송 거부자에 대해 업무개시명령을 의결했다. 화물연대의 파업으로 타격이 컸던 시멘트 분야에 대해 우선 조치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정부의 강경 대응에도 화물연대는 파업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화물연대는 성명을 통해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에 굴하지 않고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화물연대 파업이 길어지면서 정유, 철강 등 다른 분야에서도 피해가 커지고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총파업 닷새째인 28일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컨테이너 터미널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인천항의 화물 컨테이너 반출입량이 크게 떨어졌다. 인천지방해양수산청에 따르면 전날 오전 10시부터 이날 오전 10시 현재까지 인천항 컨테이너 터미널의 하루 화물 반출입량은 775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대분)로 집계됐다. 이는 파업 이전인 지난달의 하루 평균 반출입량 1만3천TEU보다 94% 감소한 수준이다. 2022.11.28/뉴스1
철강 업계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철강업계는 하루평균 7만7000톤의 철강재 물량 출하에 차질을 빚고 있다. 포스코의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에서 화물연대 파업 이후 각각 1만톤, 1만7000톤 등 총 2만7000톤 물량(하루평균)의 철강재 출하가 지연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제철은 당진·인천·순천·울산공장 등 전국 공장에서 하루 평균 5만톤의 물량을 내보내지 못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불법 파업에 대해서는 타협하지 않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윤 대통령은 “자신들의 이익을 관철하기 위해 국민의 삶과 국가 경제를 볼모로 삼는 것은 어떠한 명분도, 정당성도 없다. 노사 법치주의를 확고하게 세울 것이며 불법과는 절대 타협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불법행위 책임은 끝까지 엄정하게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강한 의지를 드러냈고, 피해가 커지는 상황에서 정부가 추가로 업무개시명령을 의결할 가능성도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정유, 유조차 등의 물동량이 떨어지고 있다. 주유소 기름이 떨어져 가면서 국민 발이 멈추어 설 수 있다는 판단이 서는 지점이 있고, 국토부가 실무적인 판단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기준을) 수치적으로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업무개시명령 요건이) 충족되는 대로 임시국무회의를 열 준비는 되어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