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시민들이 두꺼운 외투를 입고 신호등이 바뀌기를 기다리고 있다. 동아일보DB
북극에서 내려온 차가운 공기를 머금은 대륙성 고기압이 남하하면서 29일 저녁부터 기온이 급강하하기 시작해 30일 전국 대부분 지역의 아침기온이 영하를 기록했다. 이날 아침 강원 철원 임남면 측정소에서는 영하 16.1도가 관측됐고, 서울과 인천은 영하 6도, 강원 춘천 영하 5.3도, 대전 영하 2.7도, 전북 장수 영하 3.6도, 전주 영하 1.4도, 대구 0.3도 등을 기록했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는 한파특보가 내린 상태다.
갑자기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29일 밤에는 서울과 인천에 올 가을 이후 첫 눈이 관측되기도 했다. 기상청은 29일 오후 10시 20분경 서울 송월동 공식관측소와 인천 관측소에서 눈 흩날림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올해 서울과 인천 첫눈은 평년보다는 늦다. 서울 평년 첫눈일은 11월 20일, 인천은 11월 23일이다. 지난해에는 서울 11월 10일, 인천 11월 22일에 첫눈이 내렸다.
30일 제주 한라산에 내린 눈. 제주=뉴시스
찬 공기가 내려와 기압 간 간격이 조밀해지면서 바람이 강하게 불어 체감온도는 전국에서 영하 15도 전후로 실제 기온보다 더 낮을 전망이다. 30일과 다음달 1일 서해안과 제주 지역에서는 초속 10~16m(시속 35~60km), 순간풍속은 초속 20m(시속 70km) 이상의 강한 바람이 불고 산지에서는 초속 25m(시속 90km) 강풍이 부는 곳도 있겠다. 이들 지역에는 강풍특보가, 해상에는 풍랑특보가 발효됐다.
다음달 2일부터 중국 산둥반도에서 동쪽으로 이동하는 고기압의 영향권에 들기 시작하면서 한파가 서서히 누그러진다. 하지만 이제 본격적인 겨울 날씨로 전환되면서 기온이 크게 오르지는 않을 전망이다. 기상청은 12월 2일 아침기온이 30일과 비슷할 것이라 예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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