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혈압 인식·측정 및 측정 변화
대한고혈압학회(회장 박창규) 소속 가정혈압포럼(회장 김철호)은 전국의 30대 이상 고혈압환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가정혈압 측정 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2017년 이후 5년 만에 시행됐다.
2016년 약 1100만 명이던 고혈압 환자 수는 2021년 약 1260만 명까지 증가했다. 고혈압은 초기에 증상이 없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다양한 장기에 합병증을 유발한다. 집에서 관리지침에 맞춰 혈압을 직접 측정하는 ‘가정혈압’ 관리가 강조되는 이유다.
가정혈압측정 인식 조사 대상 환자의 65.5%는 가정혈압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2017년 조사 결과 집에서 직접 혈압을 측정하는 환자는 31.4%이었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35.5%로 약 4% 증가했다. 하지만 64.5%의 응답자들은 아직도 가정혈압을 측정하고 있지 않았다.
가정혈압을 측정하지 않는 이유로는 △가정용 혈압계가 없어서(47.8%) △병원에서 진료 시 측정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해서(19.5%) △번거롭고 귀찮아서(13.8%) 등을 꼽았다. 가정혈압은 고혈압 관리에 유용하며 환자의 복약 순응도 및 치료에 대한 적극성, 혈압 조절률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가정혈압 측정 방법을 정확히 인지하고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한고혈압학회 가정혈압포럼 김철호 회장(분당서울대병원 노인의료센터 교수)은 “30세 이상 국민 10명 중 3명이 고혈압을 앓고 있다”며 “고혈압은 증상이 뚜렷하지는 않지만 심뇌혈관 질환의 발생 및 사망 위험을 크게 높이는 무서운 질병”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정혈압 측정은 높은 재현성과 함께 동일 시간대의 혈압 모니터링이 가능하며 진료실 혈압만으로 쉽게 진단할 수 없는 백의 고혈압, 가면 고혈압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이번 설문을 통해 5년 전보다 높아진 국내 가정혈압 인식을 확인할 수 있었지만 아직까지도 실제 가정혈압 측정 환자 비율은 낮다”며 “학회는 국내 가정혈압 인식을 높이기 위한 활동뿐만 아니라 효과적인 고혈압 관리를 위한 올바른 가정혈압 측정 방법을 알리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고혈압학회 가정혈압포럼은 10월 국내 거주 외국인 환자와 의료진에게 정확한 가정혈압 측정법을 알리고 아직 가이드라인이 마련되지 않은 해외 임상 현장에 도움을 주기 위해 ‘가정혈압 관리지침’의 영문판을 발간했다. 가정혈압 관리지침은 작년 고혈압학회 춘계학술대회에 맞춰 국내 고혈압 환자 및 의료진에게 올바른 가정혈압 측정의 중요성을 확산하기 위해 편찬됐으며 정확한 혈압 측정을 위한 가정혈압 측정의 기준과 함께 스마트폰이나 스마트워치 같은 모바일 기기를 이용한 자가 혈압 측정 지침 등을 담고 있다. 가정혈압 관리지침 영문판은 대한고혈압학회의 영문학술지 Clinical Hypertension에도 게재됐다.
대한고혈압학회는 국내 진료 환경에 맞춘 가정혈압 관리 교육자료를 개발하여 각 병원에 배포하고 있다. 시각 요소로 고령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가정혈압측정 교육자료 포스터와 책자는 대한고혈압학회 홈페이지를 통해 의료진은 물론 일반인도 손쉽게 다운로드 할 수 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