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디즈니-아마존 스트리밍 전쟁에 타격 디즈니도 스트리밍 부문 분기적자 15억 달러
AMC 네트웍스의 대표작 워킹데드. AMC 제공
‘매드 맨’, ‘워킹데드’로 유명한 케이블 TV 기업 미국 ‘AMC 네트웍스’가 직원 약 20%를 감원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선다. 최고경영자(CEO)가 3개월 만에 사임하는 등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상태다. 넷플릭스, 디즈니 등 스트리밍 서비스 전쟁 속 TV 산업의 위기를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제임스 돌란 AMC 회장이 이날 임직원들에게 보낸 편지를 확보해 “AMC가 미국 내 임직원 20%를 감원한다”고 보도했다. AMC 임직원 수는 작년 기준 정규직 1700명, 파트타임 287명 수준이다.
AMC의 최근 3분기(7~9월) 매출이 16% 감소한 6억8200만 달러(9017억 원)에 그치는 등 타격을 입고 있다. AMC는 자체 콘텐츠를 대형 스트리밍 업체에 서비스하거나 자사 스트리밍 서비스 플랫폼 ‘AMC+’로 살 길을 모색 중이지만 역부족인 셈이다.
돌란 회장은 임직원에게 보낸 편지에 “TV 채널 구독 감소는 스트리밍 증가로 만회할 수 있다고 믿어왔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며 “우리는 콘텐츠 회사지만 콘텐츠를 수익화할 수 있는 메커니즘이 엉망이 되었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 AMC는 8월에 선임한 크리스티나 스페이드 CEO가 사임했다고 공시했다. 스페이드 CEO는 CBS, 쇼타임 등 미국 TV 산업에서 잔뼈가 굵은 업계 베테랑이었다고 CNBC는 전했다. 구체적인 사임 이유에 대해 AMC 측은 밝히지 않았지만 AMC가 겪고 있는 혼란상을 반영한다고 WSJ는 보도했다.
넷플릭스, 디즈니, NBC유니버설에 이어 아마존까지 뛰어든 스트리밍 서비스는 ‘쩐의 전쟁’을 벌이며 치열한 주도권 사움 중이다. 디즈니조차 막대한 컨텐츠 제작비용에 최근 기준금리 인상 등 거시경제 환경 악화로 3분기 스트리밍 부문에서만 15억 달러(약 2조 원) 적자를 냈다. 이에 따라 밥 체이팩 CEO는 사실상 경질되고, 디즈니 성공 신화의 주인공 71세 노장 CEO 밥 아이거가 귀환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