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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시험 어쩌나”…철도파업에 발 묶인 시민들 ‘약속 취소’ 속출

입력 | 2022-11-30 14:03:00

서울 중구 서울역 전광판에 매표창구 혼잡 우려 안내문이 나오고 있다. 코레일 노조가 속한 전국철도노조는 다음달 2일 인력 충원과 민영화 중단을 촉구하는 총파업을 예고했다. 2022.11.29/뉴스1


“제가 원하는 시간대 기차표를 예약할 수가 없어요.”

30일 오전 직장인 이모씨(59)는 코레일 예매 애플리케이션(앱) 화면을 답답한 표정으로 들여다봤다. 한 주간 서울 출장을 마치고 이번 주말 부산에 돌아가야 하지만 이씨가 타야 할 기차가 파업 운휴 대상 열차에 포함됐다.

이씨는 “부산에서 약속이 예정돼 있는데 시간이 애매해 지각하게 생겼다”며 “파업 소식을 미리 알았다면 대체 수단을 찾아봤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총 철도노조가 12월2일 파업을 시작하기로 하면서 시민 불편이 벌써부터 속출하고 있다. KTX뿐 아니라 새마을, 무궁화 등 일반열차까지 줄줄이 운행 중지가 예고돼 예정된 일정을 변경하는 사례가 줄을 잇고 있다.

예약 열차가 파업 운휴 대상에 포함된 일부 승객은 대체 교통수단을 찾고 있다.

한 온라인 카페에는 “아들 군대 수료식에 참석하려고 들뜬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는데 파업으로 KTX 예약을 취소하라는 연락이 왔다”며 “승용차를 운전할지 고속버스를 탈지 알아봐야겠다”는 글이 게시됐다. 일정을 취소할 예정이라는 게시글도 줄을 이었다.

주중에는 세종에서 일하고 주말이면 서울 자택으로 향하는 직장인 강모씨(34·여)는 “열차 편이 많아 큰 걱정은 없지만 승객 밀집도가 높아지면 표 구하기가 어렵다”며 “승용차를 이용하려 해도 화물차 파업 탓에 주유소에 기름이 없다고 들어 대비할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수능시험 이후 논술·구술고사를 앞둔 대학과 수험생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2월 3~4일 인문계열 구술고사가 예정된 건국대, 경희대, 중앙대에는 아직 파업 관련 교통편이나 일정 문의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학 관계자는 “철도 파업과 관련한 논술·구술고사 불편 문의는 아직 없는 상황”이라며 “지역 학생들은 대개 시험 하루 전 올라오거나 대체 교통수단을 이용하기 때문에 불편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철도노조는 2일부터 순차적으로 총파업에 돌입한다. 이에 따라 코레일이 운영하는 KTX를 비롯한 열차, 경의중앙선·수인분당선을 포함한 수도권 지하철이 운행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파업을 앞둔 철도노조는 이미 24일부터 준법투쟁(태업)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무궁화호, 새마을호, 관광열차 등 일부 열차 편 운행이 중단된 상태다. 운행 중지 대상 열차와 운행시간은 코레일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