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 총파업 7일째를 맞이한 가운데 유류 제품 수송이 지연되면서 전국 곳곳의 주유소에서 품절 사태가 확산되고 있다. 아직 재고가 여유 있는 주유소들이 많지만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기름이 바닥나는 주유소가 늘면서 시민들에게도 직접적인 피해가 예상된다.
30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4시 기준으로 주유소 21곳에서 기름 재고가 없다고 알려왔다. 이들은 화물연대 파업 이후 기름을 제때 공급받지 못하고 있어 ‘품절’ 안내문을 내걸고 있다. 특히 일부 직영점을 중심으로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
서울 신정동의 한 주유소 사장은 “가령 오후 5시까지 기름을 가져다 달라고 했는데, 일손이 모자라 점점 늦어지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며 “정유소에 비축된 기름이 다 떨어지면 기름이 아예 끊길 수 있다. 특히 직영점이 타격이 크다”고 말했다.
휘발유를 넣으러 주유소를 찾은 시민들이 발길을 돌리는 모습도 보였다.
서울 동작구의 한 주유소를 찾았던 김모(33)씨는 “기름이 없어서 주유를 못 한 건 운전을 시작한 뒤로 처음 겪은 일이라 많이 당황했다”며 “다행히 인근 주유소를 찾아서 들어갔는데,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나같이 영업직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는 타격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화물연대 파업 영향으로 기름값이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제때 기름 공급받지 못해 바닥을 보이는 주유소부터 가격 조정을 통해 기름 재고를 조절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당분간 기름값 조정은 없을 것이란 게 업계의 공통된 반응이다.
이날 한국주유소협회에 따르면 화물연대 총파업 이후 이날까지 접수된 일선 주유소 민원은 50여건으로 이 가운데 공식 문서로 접수된 민원은 30여건이다.
심재명 한국주유소협회 팀장은 “배송이 지연되고 재고가 20% 아래로 떨어졌다는 민원이 대부분”이라며 “파업 전부터 재고를 채워놓으라고 공지를 했었는데 본격적으로 재고가 소진되기 시작하면서 한 번에 주문이 몰릴 수 있다. 그때 어떻게 소화를 해야할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 기름값 관련해서는 “이번 기회를 틈타 기름값을 비싸게 받는 현상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정부에서도 수송 수단을 확보하려고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