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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3분기 이자만 7223억… 대기업들 부담 42% 늘어

입력 | 2022-12-01 03:00:00

1년새 4조3321억→6조1540억
1000억원 넘는 기업 13곳 달해
영업익 29.7% 줄어 수익성 악화
‘이자 〉수익’ 기업 40곳으로 증가




올해 3분기(7∼9월) 국내 주요 대기업 10곳 중 9곳의 이자 부담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영업이익 감소로 기업의 이자 지급 여력은 크게 떨어졌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는 30일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분기보고서를 제출한 268개 기업을 대상으로 분기별 이자비용과 이자보상배율 등을 조사해 그 결과를 내놨다. 이에 따르면 조사 대상 기업들의 올해 3분기 이자비용은 총 6조1540억 원으로 지난해 3분기(4조3321억 원) 대비 42.1% 증가했다.

올 3분기 이자비용이 가장 큰 곳은 한국전력공사로 7223억 원을 지출했다. 이어 한국가스공사(2399억 원), 삼성전자(2165억 원), 포스코홀딩스(1716억 원), 현대자동차(1489억 원), SK하이닉스(1487억 원), 한국수력원자력(1435억 원) 등 이자비용으로만 1000억 원 이상을 부담한 기업이 모두 13곳이었다.

또한 전체 조사 대상 기업 중 올 3분기 이자비용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증가한 기업은 236곳(88.1%)에 달했다. 이 중 이자비용이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한전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1% 급증했다.

이자비용이 증가한 반면 수익성은 악화됐다. 올 3분기 이들 기업의 영업이익은 34조7336억 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29.7% 감소했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이자보상배율은 5.6배로 1년 전(11.4배)의 절반도 되지 않았다. 이자보상배율은 기업의 이자 지급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이 수치가 1 아래로 떨어지면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도 내지 못한다는 의미다.

이번 조사에서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기업은 지난해 3분기 35곳에서 올해 3분기 40곳으로 5곳 늘었다. 이번에 새로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으로 떨어진 기업은 현대중공업, 한진, 한화시스템, SKC, 대한전선, 태영건설 등이다.

최근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이자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국내 한계기업 수는 계속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업력 10년 이상인 기업 중 이자보상배율이 3년 연속 1 미만인 한계기업 수는 3572곳으로 집계됐다. 한은은 대출금리와 영업비용이 증가할 경우 한계기업이 지난해 대비 20%가량 늘어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10월 전체 기업대출 평균 금리는 5.27%로 2013년 2월(5.03%) 이후 9년 8개월 만에 5%를 넘어섰다. 한국경제연구원은 기업대출에 따른 연간 이자 부담액이 올해 9월부터 내년 연말까지 최소 16조2000억 원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호 기자 number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