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CUP Qatar2022] 첼시서 뛰는 세계적 수비수 쿨리발리 2015년 부모의 조국 유니폼 선택… 4년전 러시아선 아깝게 16강 좌절 이번엔 에콰도르전 결승골로 환호… 20년 전 ‘8강 기적’ 재현까지 노려
세네갈의 칼리두 쿨리발리(오른쪽)가 30일 카타르 알라이얀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에콰도르와의 월드컵 조별리그 A조 3차전 후반 25분 2-1을 만드는 결승골을 터트린 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으며 골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이날 승리로 세네갈은 8강까지 올랐던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20년 만에 16강에 진출했다. 알라이얀=AP 뉴시스
세네갈은 한일 월드컵이 첫 본선 무대였던 팀이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도 당시 42위로 32개 참가국 가운데 가장 낮았다. 그러나 조별리그 첫 경기부터 ‘디펜딩 챔피언’이자 랭킹 1위인 프랑스를 1-0으로 꺾으면서 결국 대회 8강까지 올랐다. 쿨리발리는 동네에서 가장 유명한 세네갈 축구 팬 소년이 됐다.
그러니 망설일 것도 없었다. 쿨리발리는 2015년 알리우 시세 세네갈 감독(46)에게 “네가 필요하다”는 전화를 받았다. 감독의 말이 다 끝나기도 전에 쿨리발리는 “감사하다”고 답했다. 이미 20세 이하 프랑스 대표를 지냈던 쿨리발리에게 “프랑스 대표로 뛰면 세계 챔피언이 될 수 있다”는 만류가 쏟아졌지만 그는 흔들리지 않았다.
쿨리발리가 월드컵 무대를 처음 밟은 건 2018년 러시아 대회였다. 세네갈은 조별리그 경기에서 일본과 나란히 1승 1무 1패에 4득점 4실점을 기록했지만 반칙 숫자로 따지는 ‘페어플레이 점수’에서 밀려 조 3위로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경우의 수’가 발목을 잡았다. 세네갈이 최종 3차전에서 콜롬비아에 0-1로 뒤지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자 일본은 조 최하위 폴란드에 0-1로 뒤진 상황에서도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계속 공을 돌리기만 했다.
세네갈은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또 한 번 경우의 수와 마주했다. 세네갈이 16강에 올라가는 경우는 딱 한 가지. 에콰도르를 꺾는 것이었다. 세네갈은 30일 알라이얀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 경기에서 후반 중반까지 1-1로 맞서면서 또 한 번 경우의 수에 무릎을 꿇는 듯했다.
이탈리아 세리에A 나폴리 시절의 쿨리발리. AP 뉴시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