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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美반도체공장 찾은 바이든 “中의 공급망 인질 안될 것”

입력 | 2022-12-01 03:00:00

취임후 첫 미국내 한국 기업 방문
“美 공급망 구축에 시진핑 화나… 좋은 일자리 창출한 SK에 감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이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미시간주 베이시티의 SK실트론 CSS공장에서 반도체 핵심 소재인 실리콘 카바이드 웨이퍼에 관한 설명을 듣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해 1월 취임한 뒤 미국 내 한국 기업의 공장을 찾은 것은 처음이다. 베이시티=AP 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월 취임한 이후 처음으로 미국에 있는 한국 기업 공장을 방문해 그동안 경제성과를 강조하며 미국 중심 반도체 공급망 구축 의지를 강조했다.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미시간주 베이시티 SK실트론CSS 공장을 찾은 바이든 대통령은 “SK실트론CSS 고위 관계자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다”며 “그들은 여기에서 보수가 좋은 일자리를 많이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SK실트론 자회사인 SK실트론CSS는 반도체 핵심 소재인 실리콘 카바이드(SiC) 웨이퍼를 생산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현장 연설에서 “SK가 이곳에서 반도체 소재를 만들고 있다”며 “이제는 반도체 공급망 중심이 중국을 비롯한 해외가 아닌 바로 이곳, 미국이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미국 내에 반도체, 전기차를 비롯한 핵심 첨단 산업 투자를 늘려 자체 공급망을 확보하는 ‘메이드 인 아메리카’ 정책에 속도를 내겠다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반도체과학법,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같은 핵심 정책을 통해 중국을 반도체 등 첨단 산업 글로벌 공급망에서 고립시키려 하고 있다.

이날 연설에서도 중국을 견제하는 바이든 대통령의 속내가 드러났다. 특히 그는 지난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언급하며 “시 주석은 미국이 (반도체 등 첨단 소재 제품 등의) 자체 공급망을 확보하려는 것에 약간 화가 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만드는 공급망은 세계 나머지 국가 모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더 이상은 (중국의) 인질이 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태원 SK 회장이 올 7월 백악관을 찾아 500억 달러(약 66조 원) 규모 (대미) 투자를 약속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 투자 일부가 반도체 칩을 생산하는 베이시티로 온다”며 “(세계) 반도체 회사들이 향후 10년간 수천억 달러를 투자해 다른 공급망도 미국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7월 두 사람의 면담 직후 백악관은 투자 규모를 220억 달러(약 29조 원)라고 발표하면서 SK가 앞서 300억 달러 투자를 약속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이 백악관에 왔을 때의 일화도 공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당시 내가 (코로나19로) 격리 중이어서 3층 발코니에서 내려갈 수 없어 SK 회장에게 손을 흔들며 ‘우리에게 올 거지?’라고 하자 최 회장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같다’고 했다”고 밝혔다. 그는 “최 회장과 만나 좋은 친분을 갖게 됐다”며 “반도체는 바로 미국에서 개발한 것임을 최 회장에게도 직접 얘기했다”고 했다.

SK실트론CSS에서 생산하는 SiC 웨이퍼는 전기차나 신재생에너지 발전에 필요한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에 쓰인다. 미 NBC방송은 바이든 대통령이 SK실트론CSS 공장을 연설 장소로 선택한 것이 “첨단 제조업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