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2년 산화 故김용일 이등중사 발굴한 뼈 안쪽 인식표로 신원 확인
강원 철원 백마고지에서 발견된 고 김용일 이등중사의 인식표. 이 인식표는 고인의 아래팔뼈 유해 안쪽에서 발견됐다. 국방부 제공
전우와 한 참호에서 전사해 70년간 함께 묻혀 있었던 6·25전쟁 참전용사의 신원이 확인됐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올해 7월 강원 철원 백마고지에서 발굴한 유해의 신원을 김용일 이등중사(현 계급 병장)로 확인했다고 30일 밝혔다. 고인의 유해는 11월 21일 신원이 확인된 편귀만 하사와 같은 참호에서 70년 동안 함께 있다가 발굴됐다. 발굴 당시 두 군인의 유해는 나란히 붙어 있었고 주변에서 M1 소총 등 유품 91점이 나왔다.
김 이등중사 유해는 참호에서 웅크린 자세로 가슴 부위에 팔을 모은 모습의 완전한 형태로 발견됐다. 머리뼈 위에 철모, 발뼈에는 전투화 밑창이 있었고, 정강이뼈에는 고무링이 매어져 있었다. 유해발굴감식단은 가슴에 모인 아래팔뼈 안쪽에서 고인의 성명이 선명히 새겨진 인식표가 발견됨에 따라 신원을 특정하고 친손자의 유전자와 비교해 가족관계를 확인했다. 앞서 편 하사 유해 역시 머리와 가슴을 앞으로 숙인 채 다리를 구부려 앉아 있는 모습으로 발굴됐다. 함께 발견된 만년필에 새겨진 편 하사의 이름이 식별돼 신원이 특정됐다.
김 이등중사와 편 하사는 국군 9사단 30연대 소속으로 1952년 10월 6일부터 15일까지 치러진 백마고지 전투에 참전했다. 당시 9사단과 중공군이 7차례나 고지의 주인을 바꿔 가며 6·25전쟁 사상 가장 치열한 전투를 펼쳤고, 9사단은 12차례 공방전 끝에 고지 확보에 성공했으나 둘은 이 전투에서 전사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