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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이상민 해임안 발의… 대통령실 “李 무너지면 둑 무너져” 강경

입력 | 2022-12-01 03:00:00

민주당, 이번주 본회의 처리 방침
“尹 거부하면 내주 탄핵안 낼 것”
대통령실 “다음엔 尹타깃” 거부 방침
탄핵 강행해도 장관직 유지하기로



여성대회 참석한 정진석-이재명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전국여성대회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은 30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당론으로 발의한 데 이어 탄핵소추안 발의까지 예고했다. 대통령실은 이를 “정쟁으로 몰고 가려는 것”이라며 초강경한 분위기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 장관을 내려놓으면 다음 타깃은 대통령이다. 둑이 무너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탄핵소추가 이뤄지는 경우 이 장관이 직을 유지하면서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기다리는 시나리오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민주당 “해임건의 거부 시 탄핵소추”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경찰과 소방, 지방자치단체를 총괄하는 이 장관이 직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국정조사와 수사가 공정하게 진행될 리 없다”며 “헌법이 부여한 권한으로 해임건의안을 발의하고 이번 주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 장관에 대한 탄핵도 예고했다. 박 원내대표는 “해임건의안 가결 이후에도 (이 장관) 본인이 자진 사퇴하지 않거나 윤석열 대통령이 또다시 거부한다면 부득이 내주에는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고 이번 정기국회 내 통과시켜 이 장관 문책을 매듭짓겠다”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위성곤 원내수석부대표는 국회 의안과에 해임건의안을 제출한 뒤 “탄핵에 대한 법률 검토는 이미 완료됐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국정조사와 예산 심사는 예정대로 추진할 계획이다. 박 원내대표는 당내 신중론을 펼치는 의원들과 여권 비판을 의식한 듯 “국정조사는 국정조사고, 예산은 예산”이라며 “상호 연계시키는 것이야말로 정략적 접근”이라고 일축했다.
○ 尹, 해임건의안 수용 거부할 듯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이 11월 30일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화물연대, 이태원 사고 및 코로나19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며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대통령실은 본회의에서 해임건의안이 통과되더라도 윤 대통령이 이를 수용하지 않기로 일찌감치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해임건의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해임건의안이 발의되는 순간 기존 국정조사 합의는 파기 수순”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국정조사 계획서에 진상 규명을 위해 가장 필요한 조사 대상으로 사실상 명시된 (행안부) 장관을 갑자기 해임하면 국정조사를 할 의사가 있는 것인지 되묻고 싶다”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내부에선 민주당의 탄핵소추 강행 시 대응책 검토에도 들어갔다. 여소야대 상황에서 이 장관의 권한 행사 정지를 막지 못하더라도 이 장관이 직을 유지한 채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기다려 보자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국민 보호 의무라는 일반적·추상적 의무 위반으론 탄핵할 순 없다”면서 “구체적인 주 임무나 작위로 인한 엄격한 법률 위반 사실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의 강경한 태도는 이 장관을 내려놓으면 다음 타깃은 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이 장관을 교체하는 순간이 오더라도 그것은 자체 판단에 따른 것이지 야당의 공세에 밀려 교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에 이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를 수용하지 않더라도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계산도 깔려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최근 지지율 추세를 보면 국민들은 현 정부를 흔들려는 야당의 의도를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표를 지키기 위한 인질정치”라고 거세게 반발하면서 ‘국정조사 보이콧’ 가능성을 한층 구체화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조사를 시작하기도 전에 미리 파면을 주장하면 국정조사를 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조동주 기자 djc@donga.com